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 벤처 10년을 말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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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벤처주간 행사에 앞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해외기업 초청 개별 상담회에서 벤처 기업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현정(48) 벤처기업협회 회장(비트컴퓨터 회장)은 13일 "2000년 코스닥 시장이 무너진 뒤 2년동안 벤처업계는 욕을 먹었고 그 후 2년간은 무관심속에 살았다. 그러나 올해는 벤처업체들이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14일부터 열리는 '2005 벤처주간'을 맞아 '벤처업계의 흥망사'를 이같이 요약했다. 조 회장은 "벤처역사 10년을 돌이켜 보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고, 이 '유'가 '무'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힘을 내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벤처역사는 벤처기업협회가 발족한 1995년 12월을 기점으로 삼는다.

그는 '벤처는 거품이었다'이라는 일부의 시각을 강하게 부정했다. "지난해 대기업의 성장률이 6%대였지만 벤처기업의 평균 성장률은 25.4%에 달했다"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1000억 벤처클럽'에 속한 67개 벤처기업의 성장률은 47.7%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려운 경제여건속에서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 수출의 4%를 벤처기업이 감당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 회장은 또 벤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대기업이 고용없는 성장을 하고 있고 전통적인 중소기업들은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는 시대"라며 "하지만 벤처기업은 연간 10만명 가까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속도로 벤처가 성장하면 머지 않아 벤처 인력 100만명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무늬만 벤처기업'에 대한 지적도 했다.

조 회장은 "앞선 기업이 닦아 놓은 길로만 쫓아가려는 벤처기업이 적지 않았다"며 "이런 기업들은 4,5년 안에 부도나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터보테크 장흥순(전 벤처기업협회장) 회장의 분식회계 파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이제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투명하게 경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5 벤처주간 행사는 16일(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는 지난해까지 분리해서 열었던 '벤처코리아'와 '대한민국 창업대전'을 합쳤다. 벤처코리아에서는 국내외 벤처기업간 교류와 신규 비지니스를 논의하는 자리다. 창업대전은 학생들의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벤처 신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다. 우수 벤처기업은 훈장을 받는다. 반도체 장비 개발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은탑산업훈장을, 생명공학업체인 메디포스트㈜가 동탑산업훈장을, 나노기술 관련 장비제조업체인 피에스아이에이㈜가 철탑산업훈장을 각각 받았다.

2005년 벤처주간 프로그램
▶14일 오후 4시 개회식·시상식
-오전 10시부터 우수벤처기업 채용 박람회, 지방벤처기업 오픈마켓, 기술거래 장터, 창업대전 전시회
▶15일 오전 10시부터 우수벤처기업 채용박람회, 지방벤처기업 오픈마켓, 기술거래 장터,창업대전 전시회
▶16일 오전 10시부터 창업대전 전시회, 오후 4시 폐회식
▶장소:서울 삼성동 코엑스

글=최준호, 사진=박종근 기자<joonho@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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