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카지노 내국인 입장 허용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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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주도 카지노업계가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 관광객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건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와 제주도 내 특급호텔의 8개 카지노업체들은 최근 "전국 13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8개가 제주도에 몰려 있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제주도민을 제외한 내국인 관광객에 대해선 카지노 입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달라"고 제주도에 건의했다.

이들은 내국인 관광객에게 연간 4회까지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되 배팅금액을 3백달러(약 36만원)로 제한하고, 입장 때마다 1만원을 징수해 지자체의 재정자립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면 제주도가 '도박천국'이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관광진흥'이란 미명 아래 규제를 풀어 강원도 정선과 같은 내국인카지노로 바꾸겠다는 무리한 요구"라며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강원도와의 마찰은 물론 서울 등지에 있는 다른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의 형평성 시비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경실련도 "제주도가 내국인 출입 카지노 설치를 추진하다가 반대에 부닥치자 도의 예산지원을 받는 제주도관광협회를 내세워 이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제주 관광 진흥의 돌파구를 도박산업에서만 찾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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