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우리 말 교육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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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배재대 학생 김하나(左)씨가 학교 부설 한국어교육원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강의실습을 하고 있다.

7일 오후 2시 대전시 서구 도마동 배재대학교 부설 한국어교육원 강의실. 이 학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재학생 10여명이 외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실습을 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유학생들이다.

실습 학생들은 "여러분 한국어의 대표적인 의성어인 '보글보글'과 '부글부글'의 차이점을 설명해 보세요"라고 제안했다.

외국인 학생들은 "발음이 비슷해서 모르겠어요"라며 고개를 젖는다. 실습생들이 의성어가 갖고 있는 '뉘앙스(어감)'의 차이를 친절하게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외한과)는 국내서 유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전문가 양성 학과다.

대학측은 국내.외 곳곳에서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고 있지만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없다 점에 착안, 2년전 이 학과를 설립했다.

이 학교 정순훈 총장은 "중국.베트남.일본.필리핀 등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은 급속히 늘고 있지만 한국어 교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학과에는 50여명이 재학중이다.

이 학과 교육과정엔 '한국어 수업실습' '한국어 발음교육론' '말하기.듣기 교육론' 등 기존 국문과 수업에서는 볼 수 없는 과목이 많다. 40%이상이 실습교육이다.

수업방식도 국문과나 국어교육과와 크게 다르다.

우선 한국어에 가장 잘 발달해 있는 존대법에 대한 강의법을 철저히 익히는 게 눈에 띈다.

박석준(41)교수는 "존대법을 설명하려면 우리나라 문화적 배경과 표현방법 등 다양한 학습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졸업뒤 외국인이나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친다. 따라서 졸업생 대부분은 해외로 진출한다. 2학년 이지혜(21.여)씨는 "학교를 졸업하면 중국이나 동남아에 가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며 "세계속에 한국어를 전파한다고 생각하면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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