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낙태관련 봉사활동도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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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가톨릭 로마교황청은 낙태자체는 물론 불우여성의 낙태를 지원하는 수녀회의 사회봉사까지도 끝내 용납하지 않았다.
최근 다시한번 세계적 시선을 모은 미국 천주교회의 낙태지원사업 참여수녀인 『맨사워수녀파문사건』-.
교황 「바오로」2세까지 개입, 더욱 관심을 모은 이사건은 불우여성을 위한 낙태지원기금을 마련하는 미국사회봉사회 미시간지부장직을 맡은 「자비의 수녀회」소속 「맨사워」수녀를 몇차례의 경고끝에 수도자서원면제의 절차를 통한 수녀회 탈퇴형식으로 파문시켰다.
교회당국이 낙태지원활동과 수도자중의 양자택일을 명령하자 「맨사워」수녀는 수녀회를 탈퇴, 자신의 직무를 계속 수행키로 했다.
그러나 자비의 수녀회는 내용상으론 파문성격을 띤 이같은 교회당국의 조처에 유감을 표명한데 이어 성명을 발표, 「맨사워수녀의 서원면제」를 교회법에 따라 교황청당국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사건의 발단은 지난2월 디트로이트 대교구장 「애드먼드·스조카」대주교가 「맨사워」수녀에게 낙태지원사업 봉사직을 사임토륵 요청한데서부터 비롯됐다.
「맨사워」수녀는 자신도 개인적으론 낙태를 반대하지만 낙태가 일단 합법화돼 있는 이상 사회법상 주정부가 불우여성을 위한 낙태기금을 마련해주는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교회가 요청한 공개낙태기금 모금의 비판및 봉사중단을 거부했다.
「스조카」대주교는 브루클린교구의 「베빌라콰」보좌주교를 통해 재차 사임을 종용했지만 다시 거부당했다.
「맨사워」수녀는 교회당국의 낙태지원봉사직 사임종용과 자신의 거부, 교황청의 압력 등이 줄다리기를 거듭한 끝에 『교황의 명령을 좇아 수녀회를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선언하고 수녀옷을 벗었다.
이사건은 가롤릭교회가 낙태와 관련된 간접적인 봉사활동까지도 단호히 배척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수도자는 교황과 소속교구장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때 더이상 수도생활을 할수없다는 가톨릭의 엄한 교회법을 다시한번 실증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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