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웃돈 요구하는 새벽 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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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며칠 전 일을 마친 뒤 오전 1시쯤 집에 가기 위해 전철역 앞에서 택시를 타게 됐다. 역 주변에는 많은 택시가 일렬로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맨 앞에 서 있는 택시를 탔다.

역에서 집까지는 기본요금만 나오는 거리다. 그날도 도로가 막히지 않아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택시기사는 아예 미터기를 작동하지도 않고 출발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내리려고 할 때 택시기사는 2천3백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내가 사는 인천 지역의 심야 기본료는 1천8백원인데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는 거리에 대해 2천3백원을 내라니 적잖이 당황했다.

물론 밤에 오랜 시간 줄을 서 손님을 기다린 기사에게 가까운 거리를 가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웃돈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택시회사들은 요금을 올리려 하면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미온적인 듯하다. 앞으로 안전할 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택시를 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윤희석.인터넷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