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김가네, 이탈리아 요리도 한다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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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체인점 ‘김가네’ 김용만 사장(왼쪽)과 부인 박은희 부사장.

11년째 김밥 브랜드 하나만 고수하던 김가네 김용만(49) 사장이 최근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열었다. 서울 동부 이촌동에 문을 연 이 레스토랑의 상호는 '몬탈치노'다.

이 이름은 포도로 유명한 이탈리아 지방 이름에서 따왔다. 총 투자비 12억원이 들어간 이 곳의 경영은 김 사장의 부인인 박은희(43) 김가네 부사장이 맡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김 사장의 첫 '외도'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김가네는 대부분의 체인이 복수브랜드 전략을 펴는 것과는 달리 오로지 한우물만 파왔다.

복수 브랜드 전략은 체인 본사 한 곳이 여러 개의 외식 브랜드를 한꺼번에 거느리는 포석이다. 기존 브랜드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할 수 있고, 신규 점포 개설이 계속 이어져 체인 본사의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장점 때문에 대부분의 체인 본사들이 이를 택하고 있다.

김 사장 본인도 브랜드를 다변화할 필요를 느꼈지만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첫번째 브랜드가 성공한 업체들이 2호 브랜드에서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기존 브랜드의 성공 때문에 새 사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창업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도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능한지를 더 두고볼 작정이다. 이 사업이 김가네의 제 2 브랜드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왜 하필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선택했을까. 김 사장은 "외식업도 앞으로 웰빙이 좌우할 것"이라며 "짜거나 맵지 않은 파스타 요리가 그 추세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김밥과 파스타가 서로 다른 음식이지만 신선한 재료 공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했다. 그는 "김밥이든 파스타든 결국 독특한 맛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내년 2월쯤 경쟁이 치열한 치킨업에 뛰어들 포부도 밝혔다. 그는 "건강과 웰빙을 생각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킨을 내놓고 싶다"고 했다. 1994년 서울 대학로의 조그만 김밥집에서 시작된 김가네는 현재 가맹점 421개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고객들이 주문하면 바로 말아주는 '즉석 김밥'을 처음으로 도입해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매주 3회쯤 김 사장은 성공의 발판이 됐던 김가네 대학로점을 찾는다. 그 점포는 김 사장이 직영하고 있다.

그는 "자주 가지 않으면 관리가 안된다"고 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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