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동맹' 새판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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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운업계의 판도가 확 바뀔 전망이다. 현대상선이 속한 선박회사간 전략적 동맹인 '뉴 월드 얼라이언스'는 또다른 제휴그룹인 '그랜드 얼라이언스'와 손을 잡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발표했다.

'뉴 월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을 포함 APL(미국),MOL(일본) 등으로 구성됐고 '그랜드 얼라이언스'엔 하팍-로이드(독일),MISC(말레이시아),NYK(일본),OOCL(홍콩) 등으로 짜여졌다. 양 동맹은 우선 내년부터 아시아~유럽,아시아~지중해 항로에서 협력을 시작하며,이후 파나마를 경유하는 아시아~북미 동해안 신규 서비스도 선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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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관계자는 "최신 초대형 선박을 가장 많이 보유한 두 동맹이 합쳐지면서 세계 컨테이너 수송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동맹이 힘을 합치면 한진해운(한국).코스코(중국).케이-라인(일본).양밍(대만) 등의 'CKYH 그룹'을 앞지른다. 올 3월 아시아~미주 항로 컨테이너 수송 시장에서 '뉴 월드 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은 15%,'그랜드 얼라이언스'는 13.6%였다.

그러나 이번 협약으로 양대 동맹은 28.6%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수 있게됐다. 'CKYH 그룹'과 세계 컨테이너 수송 시장 1위 선사인 머스크-시랜드(덴마크)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2.5%,14.3%이다. 두 동맹에 속한 선사들은 이번 제휴로 세계 컨테이너 수송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선복(선박의 화물 적재공간)을 공유하고 공동 배선(동일 항로에 여러 선사의 선박을 투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항로망.전용터미널.물류시설은 물론 시장정보.서비스 노하우 등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면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양대 동맹이 힘을 합친 것은 초대형 선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자 컨테이너 수송물량을 뺏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올해 초 머스크-시랜드가 5위 선사인 P&O 네들로이드(네델란드)를 인수했다. 그러자 4위 선사인 CMA CGM(프랑스)는 델마스(프랑스)를 합병해 에버그린(대만)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고 10위권인 하팍-로이드는 CP 십스(캐나다)를 사들이는등 선사의 대형화가 본격화됐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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