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불량서클 "서울에만 2백여개"|23개 경찰서,비행청소년 등 대상 설문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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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청소년불량서클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강한 서클임을 소문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일단 싸움이 붙으면 상대방이 입원할 정도로 때리는것이 불문율처럼 되어있는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은 유흥비와 술 담뱃값을 마련키위해 한달에15∼20차례나 학생들의 금품을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내23개 경찰서가 작년1월부터 지난4월까지 집중단속한 비행청소년 1만5천4백26명(학생3천9백64명, 일반청소년 1만1천4백62명) 중 일부를 대상으로한 모경찰서의 설문실태결과 나타났다.
이에따르면 서클가입청소년의 나이는 16∼20세로 학생의 경우 대개 중3이나 고1때부터 서클에 가입하고 학생서클중 고교생혼성서클이 전체의 90%, 남녀혼성서클이 전체의 2O%로나타났다.
서클의 조직은 나이에 따라 선후배의 구별이 엄격하고 회장은 대개 회원중에서 나이가 많은 학생이며 임기는 1년정도.
회장이 갖추어야 할 자격은 회원들이 말썽을 일으켜 경찰에 연행됐을때 이를 원만히 해결할수 있는 보스 능력을 첫째로 꼽고있다는것.
청소년들이 서클에 가입하는 이유는 영웅심과 호기심때문. 싸움 잘하는 친구들과 어울림으로써 신변을 보호하고 자기를 과시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는것.
서클이 가강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첫째 강한 서클임을 소문내는 것이고, 둘째는 회원끼리 의리를 지키는것.
회원포섭등을 위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여학생들을 회원으로 가입시켜 「꽃동네」라는 소문을 내기도 한다는것.
서클사이의 주도권 싸움은 밤에 야산이나 하천부지의 빈터등에서 편싸움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싸움에 이기기위해 싸움터의 지리를 잘아는 안내책을 동원하고 맥주병·칼·쇠파이프·각목등의 흉기를 미리 준비하기도 한다.
서클회원들은「짭새」(경찰)을 가리키는 은어)를 가장 무서워하며 16∼17세의 비교적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이 흉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경우 말썽을 일으켜 학교에서 퇴학 당하면 2개월정도 지난 시기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며 상당수의 학생들은 고3이 되면 서클을 탈퇴한다는것. 이때 탈퇴하지 않는 학생은 돌이킬수 없는 불량배가 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량서클회원들은 팔뚝이나 가슴등에 문신을 새겨「한식구」임을 강조한다.
서울N경찰서의 경우 관내 불량서클의 숫자를「허리케인」「야생마」등 6개로 보고 있으나 알려지지 않은 서클도 많을 것으로 보아 서울시내에만 버스종점, 학교주변, 변두리 유흥업소 밀집지역등에 2백여개의 불량서클이 있는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서클의 회원수는 보통 10∼30명이며 최고50명의 회원을 가진 서클도 있어 경찰은 불량서클에 가입한 청소년의 숫자가 적어도 5천∼6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김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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