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생 진학이 고민의 으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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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나라 인문계 남자고교생들에게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대학진학에의 고민이 날로 가중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고1, 2, 3학년 학생 1천7백45명을 대상으로 지난 5윌24일 광성고등학교(교장 안상수) 교도부 상담실이 실시한 「재학생 고민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로 고1학생에 .비해 고3학생의 대학진학 고민은 약2배정도의 엄청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82년5월 개설한 이래 학생들의 상담을 계속 맡아온 구윤섭교도주임은『교복및 두발자유화이후 학교마다 상담실을 포함한 교도부의 기능이 크게 강화되었다』고 전제하고 『인문계 고등학교인만큼 학교측이나 부모·학생자신이 갖는모든 관심이 일류대학에의 진학에 집중되어 있어 생활지도상담은 사실상 지극히빈약한 상태』라고 털어 놓는다.
재학생들의 고민은 대학진학이 45.8%, 공부하는방법이 28.7%로 고교생들고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다음이 건강(4.7%), 성격(3.6%), 가정(2.5%), 신앙(2.1%)순이다.
학년별로는 진학문제가 고1 33.4%, 고2 40.6%, 고3에 와서는 63.8%라는 놀라운 증가를 보이고 공부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고1의 38.5%가 고민하고 있음에 비해 고2 32%, 고3에 와서는 15.2%라는 급격한 감소현상을 드러낸다.
연도별로는 82년에 비해 83년에 와서 진학고민이 35.5%에서 45.8%라는 10.3%의 증가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이성문제나 성격·가정·신앙에의 고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비행문제에 있어서만은 82년 0.5%에 비해 83년에는 6배가 증가한 3%의 학생들이 자진상담을 요청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청소년 선도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학생들 고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학에의 고민은 사실상 많은 문제점이 지적된다.
즉, 내신성적이 대학진학에 미치는 영향이 학생들및 교사간에 차차 노골화되어 학생들은 교사에게 시험채점결과를 공개, 학생 자신이 채점결과에의 미비점을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또 학생들간에는 노트를 빌려주거나 공부에의 의문점을 함께 도와 해결하는 풍경이 사라졌다는 것. 심지어 비근한 예로 고등학생의 경우 시험부정행위등에 대해 교사의 철저한 감독을 요구하는 항의도 제법 빈번하다고 한다.
대학진학을 둘러싸고 학생들간에 유발되는 이러한 과열경쟁심리에 대해 구교사는『인문계 고등학교일수록 학교의 평가가 대학진학률에 좌우되는 현실에서는 어쩔수 없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고, 교복 및 두발자유화, 그리고 교사가 체벌을 못한다는 점등이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라고 덧붙인다.
결국 재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설치된 교내상담실의 보다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상담내용의 절대 비밀보장을 전제로 해야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에대해 관심을 늘 갖고 있다는 인식이 드는 방향에서의 배려가 청소년 비행방지 및 지도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구교사는 제언한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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