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는 소비성업소「초호화판」시설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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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먹고 마시고 목욕하고 쉬는 소비 성업소들이 앞다퉈 대형화 되면서 초호화판 시설경쟁을 벌이고 있다. 3억원짜리 인공폭포를 설치한 갈비집에서부터 3천만원짜리 외제품 샹들리에와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악어·거북등이 노니는 수족관을 갖춘 음식점, 2억원짜리 라돈발생기를 시설해놓은 목욕탕에 이르기까지 겉치레 시설투자에 돈을 물쓰듯 하고 있다.
이같이 사치와 초호화판으로 치닫는 과열투자열풍은 서울강남일대에 갑자기 들어선 소비성 유흥업소들이 고객을 유치하기위해 시작한것으로 최근에는 부산을 비롯한 지방대도시로까지번져 거액의 자금이 비생산성분야에 필요이상으로 쏠리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알프스산기슭의 별장을 연상케 하는 M중국음식점 (서울신사동) 은 부근 아파트촌 어린이들에게「요술의 집」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대지4백평· 건평4백평의 3층건물인 M중국음식점은 천장벽화와 대형 샹들리에·악어수족관등이 명물.
천지창조를 그린 천장벽화는 길이14m·폭4m로 68개의 전구로 조립한 수정 샹들리에서 영롱한 빛을 내고 있다. K인티리어측은 모업소에 달아준 샹들리에 1개값만도 3천만원을 받았다고 귀띔.
현관입구에 놓인 수족관엔 아프리카산 악어 l쌍 (1백20만원) 과 거북 3마리가 어울려 놀고 있고 또 다른 수족관엔 일본산대형 금붕어가 한가로이 헤엄친다.
1, 2층 홀과 3층 연회실 바닥은 모두 괴산대리석으로 깔렸고 대기실엔 3층 분수대가 5색 불빛을 받으며 물을 뿜는다. 건축과 실내장식등 전체비용은 10억여원 추산.
M중국음식점의 주방장은 대만에서 특별초빙됐고 요리사 20명도 모두 화교출신.
단일목욕탕으로는 세계최대규모이고 43억원을 투자했다고 선전하는 D헬드사우나 (서울청담동) 는 11층전체 (연건평 2천5백평) 가 목욕과 레저시설로 가득차있다.
특히 2억원짜리 라돈발생기 (일제) 를 설치한 라돈온천이 특색. 라돈온천은 일본북해도에서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라돈 성분이 피부의 탄력과 젊음을 재생시켜 성인병의 치료효과가 크다고 선전한다. 이밖에 핀란드사우나·적외선사우나·쑥탕사우나를 자랑하고 있다.
헬드클럽에는 l대에 3백만원짜리 전신운동기 (미제) 를 비롯, 3억원어치의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헬드클럽과 사우나시설에 모두 43억원이 투자됐다는 회사측 주장이다.
이곳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려면 3백90만원을 내야하고 한달회비는 최하3만원.
1천2백평의 정원에서 즉석갈비를 즐기는 S가든 (서울신사동) 은 대형폭포와 각종 정원수가 자랑. 높이 8m의 인공폭포엔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연못엔 손바닥크기의 금붕어가 노닌다.
정원에 장식된 물레방아·연자매·수레· 맷돌등은 지방에서 수십만원씩에 사들인 것들.
정원에 3천여그루의 나무를 심는데 8천여만원을 들였고 밥상으로 쓰이는 대리석 탁자와 의자 (30여개세트) 구입비도 8백여만원. 총시설투자액은 5억여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20억원을 들였다는 부산동래 온천장의 갈비·불고기전문점인 N식당은 무게가 l∼15t짜리 자연석 2백여개로 높이 25m·폭 50m의 인공폭포를 만들었고 이에든 공사비만도 3억원.
이식당안에는 직경 3m의 물레방아, 악어· 비단잉어등이 놀고 있는 연못, 원숭이와 5백여종의 값비싼 정원수들이 있어 웬만한 자연 공원을 연상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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