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슈퍼리그 8일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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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별나게 사랑과 미움을 함께 받아왔던 한국 축구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다. 프로야구와 쌍벽을 이룰 축구 슈퍼리그가 출범, 8일 서울운동장에서 펼쳐질 개막식과 개막경기는 축구 재건의 기치 아래 사상 전례 없던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작년 프로야구의 개막식을 능가하는 호화잔치를 펼치게 된다.

<창설 과정>
국내 성인축구는 올해부터 외국프로를 모방한 1, 2부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업팀들의 수준이 낮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소수의 정예팀들만이 벌이는 리그를 창설, 축구팬의 욕구에 부응함으로써 붐을 조성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발상은 프로야구의 성공적인 출범과 순항에 크게 자극 받았다.
축구협회는 과도적이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기존의 2개 프로팀(할렐루야·유공)과 아마추어 3강(포항제철·국민은·대우)을 묶어 5개 팀으로 슈퍼리그를 조직했으며 아마추어팀들은 점진적으로 프로화하여 수년 내에 명실상부한 프로축구 시스팀을 확립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한국방송공사(KBS)와 제휴, 거의 모든 경기를 TV로 방영함으로써 슈퍼리그를 팬들에게 밀착시킬 계획이다.

<경기 방식>
5개 팀은 8일부터 시작, 매 주말인 토·일요일에 하루 2게임씩 서울·부산·대구·전주· 강릉을 순회하며 리그를 벌인다.
올해 시즌 경기 수는 모두 40게임이며 상·하반기로 나누어 거행한다. 결국 상·하반기에 각각 더불리그를 벌이는 것이다.
각 팀은 연고지를 가지나 완전한 의미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며 입장 수입은 축구협회가 관리한다.
그 대신 시즌의 종합 성적에 따라 최고(우승) 5천만원에서부터 1천 5백만원까지 훈련 보조비가 지급된다. 최순호·박경훈·변병주·노인호 등 대학 졸업반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가등록으로 출전할 예정인 것도 특기할 일이다.

<관중동원 대책>
「볼만한 경기 제공」을 위해 각 팀이 전례 없는 강훈에 몰두하고 있는 한편 축구협회는 관객 유치를 위한 묘안을 짜내기에 필사적이다.
어린이·부녀자는 무료입장이며 승용차·피아노·VTR·냉장고 등 총 1천 7백 34점의 스포츠 사상 최대이 파격적인 경품을 마련했다. 이러한 경품은 대부분 경기마다 추첨으로 관중에게 서비스된다.
또 각 팀은 치어걸 등 응원단을 조직, 동원하며 연고지의 학교·조기축구회·새마을 축구회 등과 자매결연을 하고 어린이회원도 모집한다.

<개막식 행사>
8일의 개막식은 매머드 호화쇼로 장식된다. 하오 3시 20분의 개막식, 3시 50분의 할렐루야-유공의 첫 대결에 앞서 하오 1시 반부터 펼쳐지는 그라운드쇼는 연인원 1천 5백 81명이 참가하는 제작비 3천 5백만원짜리. 고적대·신체조·재즈댄스·태권 탈춤에 코미디언·가수들의 코믹축구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각 팀들은 이날 제각기 T셔츠·저금통·모자·책받침 등 선물(총 31만 5천 8백점)을 마련, 관중들에게 선심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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