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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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번 논술은 과학과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주제로 내용과 표현기술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이 많았다. 「논술교실」 이 개설된지 13회째에 이르는데 수험생들이 이제 어떤 방법으로 논술을 써야할 것인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뽑은 윤해욱군의 글과 김대기군의 글은 글을 쓰는 스타일은 서로 다르지만 제각기 글쓴이의 개성이 깃든 좋은 글이다. 두 글 모두 과학이 인간의 행복에 공헌하도록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이야기하고 있다.
윤군의 글은 문제점을 선명하게 제기하고 있으나 도입부분의 내용이 빈약하고 과학이 인류의 행복 증진에 도용이 되는 부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게 흠이다. 한편 김군의 글은 단락의 조직, 글의 연결과 표현및 그 논리전개가 뛰어나다.
과학의 장점→단점→인간의 태도와의 관계→취해야 할 태도등을 명확한 단락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도입부분이 약한게 홈이다.
김군이 제시한 예가 과학과 인간의 문제를 일반적으로 서술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문장과 잘 융합됐더라면 더 좋은 글이 됐을 것이다(이점에서 논술은 수필과 다르다) .
표현상의 몇가지 문제를 생각해 보겠다.
윤군의 글에서 ㈎는 「더우기」로, ㈏는 「제기되고 있다」로, ㈐는 「등으로 인간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있다는」으로, ㈑에는「인류가」를 삽입하고, ㈒는 「직면하게」로,㈒의 문장은 위 문장과 연결하고, ㈔는 「버리고 살 수가 없다」로, ㈕는「인간의 행복에 도움이. 되도록」으로 고치는게 글이 더 자연스러울듯.
김군의 글에서도 ㈎는「경제적이고 편리한」으로, ㈏는「과학의 발달에서 오는 편리함」으로, ㈐에는 「평화적인 목적에」를 삽입하고, ㈑는「인류의 전면적인 파멸이 가능한 전쟁무기의 개발에도 이용되고 있다」로, ㈒는「과학자들은 과학이 인간의 복지증진에 공헌할수 있는 방향으로」로, ㈓는 「발전」으로, ㈔는 「일반국민들은」으로, ㈕는「활용하도록 노력해야」로 고쳐보는게 좋을것 같다.
응모작품들이 원고지 사용법, 단락의 구성법, 도입→본론→결론의 구성등에서 놀랄정도로 향상되고 있다. 원고지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백지에 써서 보내는 좋은 글이 가끔 발견되는데 반드시 원고지에 써서 보내기 바란다. 차 경 수 <서울대사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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