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표준 전쟁 새 국면…MS·인텔서 '도시바'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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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차세대 DVD의 기술 표준으로 도시바의 'HD-DVD'를 채택하기로 했다. MS와 인텔은 각각 세계 1위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와 반도체 칩 제조업체여서 '블루-레이'표준을 내세워 도시바에 맞서온 소니가 일격을 당한 셈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현지시간) MS와 인텔의 이 같은 결정을 전하면서 도시바와 소니의 차세대 DVD 표준 경쟁에서 도시바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MS와 인텔은 "도시바 표준을 채택하면 하드웨어가 저렴하고 다른 제품과 호환성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MS는 차세대 PC 운영체제(OS)인 '윈도 비스타'에 도시바의 HD-DVD 표준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소니는 "블루-레이 표준이 콘텐트의 저작권을 더 잘 보호해 줄 것이라고 자신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DVD의 보급 초기엔 소프트웨어가 승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등 콘텐트를 주도하는 업체들이 어느 표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최종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했다.

◆ 차세대 DVD 표준=고화질(HD) 콘텐트의 녹화나 재생에 사용되는 차세대 DVD의 기술 표준. 통상 4.7기가인 기존 DVD에 비해 용량은 5배 이상 개선됐고 화질은 6배 이상 선명하다.

소니 표준의 저장 용량(27기가)이 도시바 표준(20기가 바이트)보다 크지만 생산비용은 소니 표준이 약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표준은 TV.컴퓨터 드라이브 등에 적용되기 때문에 세계적 컴퓨터.가전.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도시바와 소니 중 어느 쪽의 차세대 DVD 표준을 채택할지를 놓고 두 진영으로 나뉘어 기세싸움을 해왔다.

도시바 진영에는 NEC와 워너브러더스.유니버설픽처스 등이, 소니 진영에는 삼성전자.마쓰시타.애플.델.HP.월트디즈니 등이 합류해 있다.

양측은 5월 표준 난립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단일화 협상을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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