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1인가구 틈새 노려라…백화점·편의점도 설 예약판매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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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경쟁이 연초부터 뜨겁다. 대형마트가 지난해보다 1주일 먼저 예약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백화점과 편의점도 가세했다. 예약 판매는 같은 세트라도 할인을 해줘 가계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다가 명절 인사를 미리 끝내고 연휴 때는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인기를 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명절 선물세트 예약판매 비중이 10%를 돌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예년보다 할인율을 높이고 예약판매 품목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롯데백화점은 9일부터 29일까지 11만원짜리 GMS고려삼산배양근을 5만5000원에, 9만8000원짜리 WR프랑스와인세트를 5만4000원에 파는 등 건강식품·와인을 30~50% 할인 판매한다. 한우·굴비·곶감 같은 먹거리도 5~25% 할인 한다. 롯데백화점 임태춘 식품MD팀장은 "특히 농산물 세트는 지난해 이른 추석 때문에 저장 물량이 늘어나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설날 선물세트 200여종을 반값까지 할인한다. 지난해보다 30% 가량 품목이 늘었다. 참굴비 세트 16%, 산양삼세트 28% 등 고가 제품도 할인율이 적지 않다. 현대백화점 윤상경 생식품팀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예약판매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지난해 추석보다 20% 늘려서 180개 품목을 예약판매한다. 할인율은 최대 50%로 원하는 날짜에 배송도 해준다.

12일부터 순차적으로 예약판매에 들어가는 갤러리아백화점은 틈새 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올해 세트 26종을 새로 만들었는데 이 중 16종이 1~2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선물세트다. 청과세트에 사과·배를 4개만 넣는 식으로 만들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추석때 소용량 세트 판매 증가율이 30%가 넘었다"며 "청과 뿐 아니라 굴비·한우등심 등으로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도 8일부터 18일까지 예약판매를 하면서 '1인가구용 소포장 세트'에 공을 들였다. 배 3개에 꽃주머니에 제수용 밤을 담은 2만원짜리 '소소한 행복 세트', 사과·배를 각 3개씩 넣은 제수용 세트(3만5000원) 등이다. 혼자 사는 사람도 부담없이 차례상을 차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 직접구매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겨냥해 양키캔들 세트(6만3800원) 같은 해외 구매 대행 상품도 내놓았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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