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대관령박물관 홍귀숙 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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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물관 기증은 강릉에 정착하면서부터 생각했던 제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사후(死後)에 기증하려던 계획을 앞당겼을 뿐입니다."

강릉 대관령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홍귀숙(洪貴淑.66.사진)관장. 그의 박물관이 오는 7월께부터 강릉시립박물관으로 전환돼 운영된다.

대관령박물관은 서울에서 살던 洪관장이 자신이 소장해 온 유물과 전 재산을 털어 1993년 5월 대관령 기슭인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일대 8천8백여㎡ 부지에 건립한 사설 박물관.

연건평 2천3백여평의 박물관은 원통형 건물 내부에 좌청룡.우백호를 상징하는 백호방.현무방 등 6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높이 2.5m의 통일신라시대 석조미륵불상을 비롯, 목기.청동.토기.도자기.민속품 등 그가 40여년간 수집해온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 1천6백여점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건물 외부에도 동자석.석등.사리함.연자방아 등이 배치돼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2001년 11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이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이전보다 고속도로에서 멀어져 관람객이 줄어드는 바람에 당초 계획보다 앞서 박물관을 강릉시에 기증하게 됐다고 한다.

"대관령 박물관이 다시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역사.문화적 명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편 洪관장은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박물관 뒤쪽의 1백여평짜리 관사도 사후에 기증키로 했다.

강릉시 측은 "洪관장이 기증한 유물과 박물관은 가치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박물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내부 수리 등을 거쳐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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