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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숨진 영아 친자확인 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병원에서 낳은 사내아기가 1주일만에 숨지자 부모측이 숨진 아기는 병원측의 실수로 뒤바뀐 남의 자식이라고 주장, 사체인수를 거부하고 친자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진정을 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진정을 낸 김태연씨(30·상업)와 부인 김희숙씨(30)에 따르면 소화아동병원에서 분만한 아기가 퇴원즉시 발병해 다시 입원, 숨져 병원차트를 확인한 결과 아기분만때 찍었던 족문 이「×」표로 지워지고 죽은 아기의 족문이 새로 올려져 있었다고 주장, 경찰은 병원측이 아기가 바뀌어 죽게되자 차트를 조작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다.
김희숙씨는 2윌20일 상오 5시20분쯤 소화아동병원(서울 서계동 224의32) 분만실에서 몸무게 3.3㎏의 사내아기를 낳았다.
병원측은 출산즉시 이 아기의 양쪽 족문을 떠 신생아 족문대장에 찍고 산모 김씨와 남편김씨의 고모인 김숙현씨(36)의 지문을 받아 확인했다. 산모 김씨는 지난달1일 퇴원하면서 병원 신생아실에서 이틀동안 있던 아기를 집에 데려 왔는데 젓을 먹지 않고 고열로 심하게 보채 지난달 3일 상오9시쯤 소화병원에 다시 입원시켰으나 이틀후인 5일 상오5시쯤 아기가 숨졌다는 것.
아기가 죽자 출산직후 신생아의 얼굴을 유일하게 본 고모 김씨가 김부인이 낳은 아기와 숨진 아기의 얼굴이 다른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 아기가 어머니가 바뀌어 젓을 먹지 않는 등 적응을 못해 숨졌다고 주장했다.
고모 김씨는 출산당일 3층 분만실에서 6층 신생아실로 옮겨가는 아기를 보았는데 김부인의 아기는 얼굴이 동그랗고 넓적한데 비해 숨진아기는 얼굴이 달걀형으로 갸름한 편이라는 것.
김씨부부는 신생아가 병원에서 뒤바뀐 것으로 판단, 지난달 6일 병원측에 숨진아기의 족문을 떠 출생당시 병원차트에 찍어둔 족문대장과 비교, 같은 아기인지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병원측은 김씨부부의 요구에 따라 6일 낮12시쯤 가족과 병원관계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숨진아기의 족문을 채취, 신생아 족문대장과 비교했다는 것.
그런데 병원측이 제시한 신생아 족문대장에는 왼발·오른발 각각 1개씩 모두 두쌍의 족문이 찍혀있고 그중 오른편에 찍었던 한쌍의 족문은「×」표로 지워져 있었다는 것.
죽은아기의 족문을 대조한 결과「×」표로 지운 족문과도 전혀 달랐으며 지우지 않은 족문과는 일치했다.
가족들은 신생아대장에 올린 두벌의 족문가운데 병원측이 한벌을 지운 것은 김씨부부가 아기가 바뀌었다고 항의를 하자 뒤늦게 대장을 확인, 틀린 사실을 발견하고 죽은아기의 족문을 대장에 다시 찍어놓은 것이라고 주장, 「×」표로 지위버린 족문의 아기를 찾아달라고 요구하고있다.
고모 김씨는 출산당시 족문을 채취할 때는『분명히 족문이 왼발, 오른발 각각 1개씩, 1벌밖에 찍지 않았었다』며 시체를 27일째 병원에서 찾아가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병원사무장 김영근씨는『원래 신생아 족문대장은 분만시와 퇴원시 두번 찍는 것으로「×」표가 된 족문은 이 아기가 지난달 l일 퇴원할 때 간호원 강순엽씨(26)가 다른 신생아의 족문을 잘못 찍어 지운 것이지 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신생아가 입원해있던 당시 모두 13명의 아기가 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표로 지운 족문의 아기를 찾아내 김씨부부의 혈액형과 염색체를 비교, 친자여부를 가려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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