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들도 세계로 진출?… 벌교파 캄보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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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해외로….

세계화 열풍은 폭력배 세계에도 예외없이 불어대고 있다.

국내 폭력 조직이 최근 몽골과 캄보디아 등으로 활동영역을 왕성하게 넓혀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칭다오(靑島)시엔 약 반년 전(3월) 한국인 조폭(조직폭력배) 10여 명이 입지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현지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외교통상부는 23일 국회 통외통위 박성범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캄보디아엔 벌교파(일명 깍두기파) 6명이 시엠리아프주에 거주한다. 이들은 낮에는 라텍스 침구류를 판매하지만 밤 세계 장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말했다. 몽골에는 과거 포항 삼거리파에서 활동하던 폭력배 일부가 활동 중이다. 연예인 출신 모 인사는 현지 폭력배를 포섭해 조폭 행세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 몽골대사관은 외교부 본부에 경찰 주재관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칭다오 사우나에선 온몸에 용 문신의 조폭으로 보이는 여러 명이 출현했다는 현지 공관 보고가 있었고,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선 최근 한국인이 경영하는 가라오케 대표가 매춘 알선 혐의로 구속됐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단속을 피해 동남아로 일시 이주했다 도피생활이 장기화하면서 현지 조폭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경제난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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