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박힌 그림은 그리기 싫어요">
『국전에 출품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틀에 박힌 그림을 그리기가 싫어서였어요』
국전에 매달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세계를 추구해온 이석 임송희화백(방·덕성여대교수)이 화력 20년만에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서울 간산방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28일까지).
63년 서울대 미대를 나온 이석은 그동안 전국의 산하를 누비면서 설경산수에 전념했다.
옛사람들이 하던 전통화법도 좋지만 새것을 만들어내야겠다는 집념으로 먹의 농담의 묘를 살리는 파묵산수에 파고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엄격한 준(해=산이나 돌의 입체기법)이나 운필의 잔잔한 리듬에서 섬세한 음악을 구사하던 그가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분방한 오묵의 힘찬 필세를 다듬어낸 것이다.
시골(충북 증평) 태생인 데다가 얼굴이 갸름하고 촌면장처럼 소탈해서 「면장」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석의 작품은 그 성품처럼 소박하다.
토속적인 정감에 넘치는 온화한 그림들이 그를 대변해준다.
그러나 한번 필체를 가다듬었다 하면 파묵산수의 호방한 멋을 표출해 낸다.
『이번에는 설경과 파묵을 함께 내놓았지만 공부가 익어지면 다음에는 파묵만 가지고 전시회를 열겠습니다.』
이석은 파묵의 실험에 더옥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20년만에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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