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2. 고교별 마당발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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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만 지금까지 2000번, 전국에 형님.동생 하는 사람이 5만 명. 이수성 전 총리(현 새마을운동 중앙회장)를 소개할 때 늘 화제가 되는 얘기다. 전설적인 마당발로 알려진 이 전 총리는 학맥도 두터웠다. 직업을 감안하지 않고 순수하게 학교 인맥만을 따졌을 때 서울고-서울대 법대-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나온 이 전 총리는 모두 1650명과 연결돼 있다. 그의 학맥은 학계.재계.정계.법조계.의료계 등에 고루 퍼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희태 국회부의장이 그의 대학 동기동창. 후배인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전 총리와 대학 및 학과, 학위를 받은 기간 등이 겹친다.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 손경식 CJ 대표이사 회장, 윤동윤 전 체신부 장관, 장기욱.함석재.박종우 전 의원 등 저명인사들이 그와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다시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석사,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여러 대학에서 학위과정을 밟다 보니 학맥이 쌓였다. 그와 연결된 1648명 중에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스탠퍼드 대학원이 겹치는 황선영 서강대 교수, 역시 고교.대학.학과가 같은 황주현 교보생명보험 전무(정보시스템 최고책임자) 등이 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손학규 경기도 지사 등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도 진 장관과 학연(고교.대학.재학 기간 일치)으로 연결돼 있다.

1232명과 연결돼 있는 황우석 교수의 학맥은 동료인 이문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학사 및 석.박사과정 일치), 박종명 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 등 같은 분야 인물이 중심이다.

전주고.서울대 외교학과.미국존스홉킨스대 대학원(석사)을 나온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교수로선 동문 인맥이 다양한 편에 속한다. 조인래 서울대 교수(철학) 외에도 전주고.서울대 동문인 열린우리당 최규성 의원 등 정치인이 그의 학맥(666명)에 포함돼 있다.

반면 신흥 명문고 출신들은 옛 명문 출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교 인맥이 엷은 편이다. 우신고를 나온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이 학교 동문 가운데는 학맥이 상위권에 속해 있지만 연결된 엘리트 동문 수는 4명뿐이다. 신흥 명문고 출신들이 학맥을 형성해 특정 분야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은 줄어든 셈이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 제보=, 02-751-5673, 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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