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집값 하락,지금은 서곡…내년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집값이 미끄럼틀을 탈까-.

정부의 8.31부동산종합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주택가격 하락세가 내년중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집값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안정 대책에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면서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들이 썰렁하다.[중앙포토]

◇"집값 하락세 내년 본격화"=21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관으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이러한 하락세는 내년중 본격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이 적어도 1 ̄2년동안은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에 따라 향후 1 ̄2년동안 건설경기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최근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이는 매매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았던 것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어 크게 우려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일부 참가자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확대 정책은 서울시의 광역개발 계획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간담회에서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2.5 ̄3.5%로 돼 있는 목표범위를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 같인 1 ̄3%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현행 2.5%인 하한선을 선진국 수준으로 하향조정할 필요가 크다는 의견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기업과 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양국화가 경제의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은 한 부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두 부문을 합한 전체를 기준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일부 참가자는 양극화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문은 중소기업이므로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대출비율 인상,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완화 등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수석부회장, 이규방 국토연구원장, 정지만 상명대 교수,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둔화=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전월대비 증가율은 7, 8월 각각 1.1%, 1.4%에 머물면서 5, 6월의 1.6%, 1.9%에 비해 둔화됐다.

특히 2단계 제한 조치 이후인 이달 1~10일(7영업일)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천405억원으로 전월 동기의 8천223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또 보유주택을 1년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허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이 7월 994억원(987건), 8월 1천895억원(1천779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8월 증가율이 다소 높아진 것은 기존 대출금의 증액(1조원)과 대책 발표 이전 승인된 집단대출 취급(6천억원)의 영향이었다"고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은 횡보 내지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주택가격 하향세가 뚜렷해지면서 이달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1% 안팎에 그치고 내년 이후 주택가격이 대폭 하락하는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2단계 제한조치로 인해 배우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나 30세 미만 미혼 차주는 DTI(총부채상환비율) 40% 이내에서만 대출이 허용되는 만큼 대출가능 금액을 높이기 위해 연간 원리금 상환부담액이 적은 장기 원리금 분할상환 선호 경향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은 이와함께 시중 부동자금 규모가 여전히 크고 금융회사의 자금운용 애로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실수요자들은 주택담보대출 때 금리우대 등 혜택을 입을 수 있고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감원은 이어 상반기 시중은행 전체 수익중 가계대출 이자수익 비중이 21.3%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감소로 인한 은행의 영업위축이나 수익성 저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