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드러나는 민정 당직 개편 작업|"질"은 약간, "양"은 듬뿍|당3역등 핵심 당직자 유임 거의 확실|중앙위의장에는 중량급 일부 의원이 물망|국회상임위장중 몇몇만 제외 모두 바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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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그동안 추측과 뒷공론만 무성하던 민정당의 당직·국회요직 개편작업은 9일 서울을 마지막으로 시·도지부 개편대회가 모두 끝남에 따라 이제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민정당의 개편은 단순히 몇몇 당직자를 교체한다는 차원을 넘어 12대 총선에 대비한 민정당의 임전태세를 갖추고 동시에 소속의원 개개인의 정치생명과 직결된 12대 공천문제를 담당할 새 팀을 짠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당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이번의 개편은 각자의 역량과 기여도를 판별할 객관적인 자료 없이 시간에 쫓긴 가운데 라인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11대 국회 전반부와는 달리 민정당의 인물평가 기준이 제시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음 공천문제는 12대 국회 임기 중에 전두환대통령의 임기가 끝난다는 점에서 88년 문제와도 유관 할수 있으며 따라서 이번 개편은 12대 국회의 인물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이며 88년 이후 「정권생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대충이나마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도 있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본다면 민정당은 이번 개편에서 대내적으로는 전두환대롱령의 통치이념을 효율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친정체제의 강화, 밖으로는 차기 총선에 대비한 인물 구성에 주안점을 둘 것 같다.
당총재의 친정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내 파벌적 요소의 철저한 배제와 인화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의 개편은 당을 계속 안정시키고 총재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는데 구심점이 될 핵심당직은 유임시키고 나머지당직이나 국회요직은 가급적 단임 정신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 이미 당직개편을 마친 민한·국민당의 3역이 우여곡절 끝에 유임된 것도 민정당의 인사방향과 무관하지 앓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으며 권익현사무총장·진영종정책의장·이종찬총무의 유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때문에 당직에 관한 한 개편의 질을 보면 소폭, 양을 보면 대폭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역량·기여도 판별계기>
당직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자리는 대표위원. 현재 이재형대표위원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유임될 것이라는 설과 부총재(신설할 경우),고문 또는 국회의장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양설이 나돌고 있다.
유임을 점치는 쪽은 지금까지 이대표가 해온 역할을 고려할 때 당내에 마땅한 대체인물을 찾기가 어렵고, 본인 자신이 당무를 관장하는 계선조직에서 떨어져 의전적 위치로 물러나기를 희망하겠느냐는 데 추측의 근거를 두고 있다. 또 3당대표 회담등 대야관계에서 이대표가 민정당측에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갖고있는 유치송 민한·김종철 국민당총재가 건재하다는 데서 굳이 민정당 쪽만 바꾸어야할 필요성이 있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대표의 연령(68세)으로 보아 차기 총선을 진두 지휘하는 격무를 담당하기보다는 예우를 받는 자리에서 당에 조언을 하는 위치가 더 적합하지 않느냐고 보고있다.
이렇게 점치는 쪽은 또 앞으로 총재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구심점이 당3역으로 설정될 것으로 보고 그렇다면 대표위원의 역할은 보다 명목적인 것이 되지 않겠느냐는 풀이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가정하에 후임 대표위원에는 당외의 전직 고위인사인 Y씨의 영입설, 원내 노장층중의 「의외의 인물설」 등도 나돌고 있으나 이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결국 당총재가 내릴 고도의 정치적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아직은 어느 한쪽을 점찍어 말하기 힘든 형편이고 또 이대표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차기「정권생산」한눈에>
당내서열 2번이자 당이 앞으로 보다 활성화시킬 계획으로 있는 중앙위의장에는 상당히 비중 있고 활동적인 인물이 기용될 공산이 크며 중량급 전국구의원인 P씨 또는 K씨등이 물망에 오르고있다.
이밖의 당직중에는 당헌상「약간명」둘수 있으며 현재 2명인 사무차장을 1인으로 하고 청연국이 조직국에 흡수 통합되는 방안등이 검토되고 있다. 대변인·정무장관·총재비서실장·윤리위원장·재정위원장·정책연구소장·정책연구실장 등의 자리는 국회상임위원장과 묶어 일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요직중 의장단은 대표위원직과 마찬가지로 유임설·경질설이 엇갈리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정내혁의장·채문식부의장의 유임설이 더 유력한 편.
정의장은 지역구 출신인데다 영어가 능통해 IPU (국제의회연맹)총회등 국제행사를 치르는데 적임이라는 평이지만 이재형 대표위원의 진출설등이 끈질기게 퍼지고있다.
채부의장도 정의장과 한 묶음으로 유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현 당직자 W씨가 부의장으로 갈 것이라는 추측도 하고있는데 그럴 경우 채부의장은 당직을 맡을 가능성이 많다.
상임위원장은 원내총무를 겸하는 이종찬 운영위원장과 한 두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바뀔 것이라는 것이 통설. 지역구 우대, 대야접촉 능력, 지역안배 등이 인선기준이 될 전망이다.

<가급적 단임 정신 적용>
이런 기준에서 상임위원장「감」으로 꼽히는 의원들은 봉두완·구룡현·정동성·오세응·정재철·홍종욱·이해원·정석모·임방현·김식·유경현·이대순·이진우·박권흠·유상호·윤경순·안교덕·박현태·이춘구·유근환의원등.
현재의 박동진외무·김종호내무·박태준재무·황연성교체위원장등에 대해서는 유임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김용태 현대변인은 유임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중논.
정무장관에는 김식·김종호의원등이 막연히 거명되고 있는 상태. 대체로 이들 20여명 중에서 상임위원장·정무장관·재정·윤리위원장·정책기구 담당자등이 나오리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전 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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