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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체국계장이 소포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체국 간부가 밀수꾼과 짜고 국제소포편으로 6차례에 걸쳐 2억3천여만원어치의 손목시계를 밀수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세관은 1일 스위스제 오메가 불로바 등 여자용 손목시계 1천5개(감정가 2억3천여만원)를 밀수입한 국내판매책 재미교포 「군예 첨례」씨(39·여 서울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503호)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밀수) 관세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 검찰에 넘기고 서울 국제우체국 통신과 특수계장 차갑순씨(50·서울 사당4동181의372)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세관은 또 「군예 점례」씨가 보관 중이던 오메가 손목시계 등 2백97개(1억6천만원어치)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세관에 따르면 구속된 「군예 점례」씨는 홍콩교포 김영자씨 및 국체우체국 차계장 등과 짜고 지난1월15일부터 2월8일까지 6차에 걸쳐 김씨가 홍콩에서 구입한 스위스제 오메가 등 여자용 손목시계를 국제특수우편물로 넘겨받아 시중에 팔고 관세 5천여만원, 방위세 2백10만원 등을 탈세한 혐의다.
서울국제우체국 차계장은 자신이 국제특수우편물을 직접 취급하는 점을 이용. 홍콩교포 김씨로부터 사전연락과 함께 암호가 표시된 우편물을 받아 세관에 감정 의뢰하기 전에 빼돌려 「군예 첨례」씨에게 전달해 주었다는 것.
차계장은 2년 전부터 국제우체국에 근무해오다 범행이 발각되자 2월 중순 동생을 시켜 사표를 낸 뒤 달아났다.
차계장은 1월15일 홍콩교포 김씨가 가공인물 명의로 서울국제우체국에 보낸 스위스제 불로바 여자용 손목시계 1백78개(2천2백54만여원어치)를 세관검사 없이 「군예 첨례」씨에게 넘겨준 것을 비롯, 같은 방법으로 ▲1월31일 금장 오메가 여자용 손목시계 등 5종 1백56개(4천5백38만여원어치) ▲2월2일 오메가 손목시계 5종 1백42개(4천57만여원어치) ▲2월3일 오메가손목시계 3종 1백45개(3천9백80여만원어치) ▲2월4일 오메가 손목시계 3종 1백45개 (3천9백80여만원어치) ▲2월8일 오메가 손목시계 1백73개(4천2백37만원어치) 등을 세관 몰래 빼돌렸다는 것.
홍콩교포 김씨는 도시락크기정도의 소포꾸러미에 줄을 제거한 시계몸통만 1백50여개씩(3천만원∼4천만원어치)넣어 우송했으며 차계장은 파견되어있는 서울세관 관계직원의 눈을 피해 범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은 특히 이들이 2월 2, 3, 4일에는 잇달아 3일간 4천여만원어치씩 범행하는 등 수법이 대담한 것으로 미루어 차계장이 다른 밀수조직과도 범행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군예 점례」씨는 이밖에 1월초순 미국에 거주하는 친구 이인순씨(여)에게 부탁해 주한미군「로버트」씨의 군사우편 주소로 밍크코트 1벌(3백30만원), 녹용 5백g(75만원)을 탁송토록 해 불법 인출한 혐의도 받고 있으나 미국 시민권을 내세워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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