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호주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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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31%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가 여성의 재혼과 호주제 문제를 다루며 시청자 사이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고 오마이뉴스가 16일 보도했다.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나금순(한혜진 분)과 구재희(강지환 분)의 재혼 과정에서 금순이의 아들인 휘성의 양육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지난 150회(9월 13일 분) 방송에서 금순의 시댁을 찾은 재희가 시부모에게 금순이의 아들 휘성을 자기 아이처럼 키우겠다고 밝혔지만 시아버지 노소장(박인환 분)은 휘성은 금순의 아이가 아닌 자기 아들 정완의 '핏줄'이라며 절대 손자를 내줄 수 없다고 노발대발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시아버지 노소장에 대해 오로지 '핏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초반 금순의 시부모는 대학생인 아들의 아내가 되기에는 고졸인 금순이가 부족해 보여 금순에게 임신 중절을 요구했던 과거도 있기에 이런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의견. 심지어 시부모는 손자 휘성을 두고 금순 혼자 재혼하라며 5000만원이라는 돈까지 주겠다며 회유하기도 한다. 돈은 줄지언정 노씨 성을 가진 손자는 절대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시부모 내외의 행동을 비난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오직 죽은 아들의 핏줄 지키기에만 급급한 이기적인 시부모다"

"언제는 낳지 말라더니 이제 와서 갑자기 아이를 놓고 가라니 말도 안된다"

"아이의 행복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고 하는 말이냐?"

반면 시부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잘한다. 아이 성을 함부로 바꾸다니. 이젠 뿌리도 뭐도 없이 막 살자는 거냐?"

"호주제 폐지라고? 말도 안된다. 호주제 폐지되면 예의고 뭐고 없는 막가는 나라가 된다"

"법적인 성을 바꾼다고 핏줄까지 노씨가 구씨 되는 건 아니다"

금순의 시부모나 그에 동조하는 시청자들은 휘성을 금순의 아들이라기보다는 노씨 집안의 대를 이을 손자로만 보고 있다. 비록 제도적인 호주제는 폐지되었지만 사람들의 관념 속에는 부계 중심의 사고방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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