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반상회에 엉뚱한 부작용|"싸게 팔지말자"…집값 담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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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파트촌의 반상회가 아파트값 올리기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주민들이 반상회에 모여『평당 얼마이하로는 팔지말자』며 가격담합을 하고있는 것이다.
지난해말 대치동E·압구정동H아파트에서부터 일기 시각한 아파트주민들의 가격담합은 서울시내 전지역으로 번져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지난1윌 반상회때 값올려받기를 결정했거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신규분양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이 크게뛰어 기존아파트 가격이 웃돌자 주민들간에『싸게팔면손해』라는 심리가 발동했기 때문이다.
기존아파트의 가격담합으로 울라간 값은 다시 신규분양아파트 프리미엄을 자극,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아파르값만 뛰어오르는 결과를 낳고있다.
서울가락동S아파트의 경우 지난l윌25일 반상회에서▲평당 1백만원이하로는 팔지말자▲팔사람은 부녀회장에게 의뢰▲부녀회장은 매물을 모아 시내쪽 복덕방과 거래한다는등 값을 올리기를 결정했다.
5층짜리인 이아파트의 당시가격은 평균 평당80만원선.
2천5백만원하던 31평형의 경우 6백만원이 한꺼번에 뛴3천1백만원으로 둔갑한 것이다.
주민강모씨(32·여)는『다른 아파트값이 오르는것에 비해 우리가 살고있는 아파트값은 제자리여서 결국 큰손해이기 때문에 가격을 울려받기로 했다』고 했다.
각동별로2∼3개반으로 나눠 실시하는 반상회에는 주로 주부들이 모였고 이들이 아파트시세에 민감한데다『살고있을때는 걱정없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할때가 문제』라는 공통의 관심사여서 관리비인상등 다른문제는 타결이 잘안돼도 가격담합만은 쉽게 의견이 모아진다는 것.
값이 제일비싼곳으로 알려진 압구정동H아파트도 지난해 12윌 반상회때『평당2백만원이하로는 팔지말자』고 결정했으며 입주6개윌이 채안되는 서초동W아파트도 아직 얼굴조차 익히지않은 주민들끼리 지난1윌 반상힉때 모여『현시세이하로는 팔지말자』고 결정했다.
W아파르는 반상회에서 가격선은 각반장과 부녀회장이 시세동향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법까지도 합의했다.
대치동E아파트의 경우 지난해10윌 이웃개포동의 민영아파트신규분양때 프리미엄이 최고4천만윈까지 붙어 평당2백만원선을 넘어서자 반상회룰 통해『현재의 평당80만원을 1백만원이상 끌어을리자』고 합의, 각아파트입구 게시판에 반상회 결정사항을 써붙이기도했다.
부동산 관계전문가 이영호씨(42·서울대치동)는『아파트가 투자·투기대상이 되고있기 때문에 빚는현상』이라며『삘리 주거의 개념으로 바뀌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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