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나라' 한국 27위…태국·말레이시아·칠레에 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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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뉴질랜드가 세계에서 가장'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뽑혔다.

동북아의 경제 중심을 지향해 온 한국은 27위로 평가돼 싱가포르.홍콩.일본은 물론 태국.말레이시아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은 13일 세계 155개국의 기업활동 여건을 평가한 '2006년 기업활동(Doing business) 보고서'를 발표했다.

10개 항목을 토대로 한 올해의 종합 평가에서 뉴질랜드가 1위를 기록했다. 미국.캐나다.노르웨이.호주.덴마크.영국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2위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홍콩(7위).일본(10위)도 10위 안에 들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각각 20위와 21위를 기록해 27위에 그친 한국보다 기업 활동 여건이 나은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은 91위에 그쳤다.

한국은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에 비해 종합평가에서 순위가 뒤졌을 뿐 아니라 세부 항목 평가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컨대 창업 여건 부문에서 한국은 155개국 중 97위를 기록했다. 이 부문에서 파키스탄(38위).몽골(49위).베트남(82위).인도(90)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투자자 보호 부문에서 한국은 87위를 기록해 인도네시아(58위).대만(65위)에 뒤졌다. 고용과 해고 등 노동유연성 부문에서도 한국은 105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동북아 허브(hub) 육성을 위해 기업규제를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혀 왔다.

◆ 어떻게 조사했나=세계은행의 의뢰를 받은 국제금융공사(IFC)가 공무원.학자.변호사.회계사.기업상담사 등 전세계 전문가 3500명의 의견을 토대로 기업 환경을 평가했다. 지난해 창업, 투자자 보호, 고용과 해고 등 7개 항목을 평가했던 IFC는 올해 사업 인가, 역외 교역, 조세 등 3개 항목을 추가했다. 조사대상 국가도 지난해 145개국에서 올해 155개국으로 늘려 "올해 평가 결과를 과거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세계은행은 밝혔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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