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외인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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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해마다 7월14일(혁명기념일)에는 에팰탑이 높이 쳐다보이는 파리의 샹 드 마르스공원에서 군경의 각종 시민위안잔치가 벌어진다. 공군기의 곡예비행, 공수부대의 낙하산시범,경찰사이카의 오바이묘기등 .각 군은 이런 행사에 대민홍보를 위한 사진전시를 곁들이기도 한다.
어느 전시장이나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누구나 한번쯤 얼굴을 들이미는 곳이 특히 한군데 있다.이국풍경이 가득한 외인부대 전시관이다.
벌써 오래전,영화「외인부락」에서 보았음직한 사진들앞에 서기전에 입장객들은 배불뚝이 하사관이 무표정한 얼굴로 내미는 입대 안내서를 받아들게 된다. 「의리의 사나이」 「모험의 사나이」 「행동의 사나이」등의 구호가 적힌 이 안내서에는 입대 절차 대우등을 세세히 설명하고 「군인중의 군인」이 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외인부대 병력은 약8천명으로 유고 서독 스페인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캐나다인등이 중심이된 외국인이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이들은 프랑스본토의 오바뉘(제1연대)으랑쥐 (제1기갑연대) 코르시카 (제2보병연대, 제2공수연대) 와 해외영토인 타히티(제5혼성연대,61혼성공병대대) 지부티(재13연대) 마요트 (분건대) 불영 기아나(제3보병연대)등에 배치돼있다.
외인부대의 역사는 샤롤르7세와 루이11세의 스코틀랜드 근위병 ,부르봉왕가의 스위스근위병,제정시대의 폴란드 창기병까지 거슬러 울라가지만 오늘날의 외인부대는 l831년 알제리 정복을 위해 「루이 필립」 왕이 칙령으로 외인부대를 편성한 것이 그 효시다. 당초 외인부대병사는 「왕국」 영토밖에서 근무하는것이 원clr이었으나 요즘은 이런 제한이 없어졌다.
17세이상 40세미만의 남자는 인종 국적·언어·종교·정치성향·출신계급의 구별없이 입대할 수 있고 미성년자라도 보호자의 동의가 있으면 들어갈 수 있다.
또 신원증명에 필요한 어떠한 서류의 제출도 요구받지 않아 각종 범법들의 은신처가 되고 있다는 소리도 한때 있었으나 지금은 보안검사절차를 통해 경범이외의 범죄자를 가려내고 있다.
5년의 의무복무기간중 24개월은 본사밖에서 근무하게되고 4년반이상 근무한 외국인은 프랑스 국적을 신철할 수 있다. 퇴역후 프랑스에서 눌러 살면 군인연금을 받는다.
크리미아·멕시코·모로코·알제리 인도차이나 전쟁때 용맹을 떨쳤던 「외인부대」도 이제는 식민전쟁의 종식,국제환경의 변화에따라 잔영만 남아가고 있다. 샹 드 마르스공원에서 마주쳤던 배불뚝이 하사관의 얼굴에서 본 것도 시민지시대의 쇠잔한 자투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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