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마인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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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컴퓨터시대의 요란한 팡파르 속에서「컴퓨터 마인드」라는 새 용어가 등장했다.
요즘 과학기술처가 83년을『정보산업의 해』로 선언하면서 만들어낸 말이다.
「마인드」(mind)란 말은 80년대 초 경제침체 현상과 함께 한 때 유행했었다. 이른바「투자 마인드」. 신규사업을 망설이는 기업인들에게 투자 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컴퓨터 마인드란 한마디로 컴퓨터에 흥미를 갖는 일이다.
우리는 아직 컴퓨터라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형 계산기쯤으로 생각한다. 그 이상의 컴퓨터는 우선 복잡한 수리가 연상되어 범용인과는 인연이 멀어 보인다. 용어들마저 하나같이 낯설고,「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는 우리가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에 벌써「정보화사회」로 줄달음치고 있다.
우리 귀엔 산업사회(인더스트리얼 소사이어티)라는 말조차 벅차 보이는데 시대는 그보다도 한 걸음 앞서가고 있다.
「정보화사회」(인포메이션 소사이어티)란 인간의 지적 창조력이 최대한으로 일반화한 사회를 말한다.
그런 사회의 특징을 사회학자들은①소비욕구의 다양화②시장지향형의 기업활동과 지적 창조력에 의한 경쟁 ③개성의 발견과 발휘 등으로 분석한다.
이런 사회를 헤엄쳐 가려면 정보에 익숙해야한다.
『제3의 물결』의 처음「A·토플러」의 말을 빌면「정보산업」이라는「제3의 물결」을 타야한다.
바로 그 정보산업의 도구가 컴퓨더와 데이터 통신이다.
이런 정보산업은 가령 미국의 경우 10%이상의 고성장분야이며 미국 GNP의 4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새로운 일자리의 90%가 정보산업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사실이다. 이른바 고용창출 효과가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컴퓨터는 경제, 사회의 범주를 넘어 집안의 부엌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신문도, 편지도, 전보도 언젠가는 모사전송장치(fax)를 통해 수시로 받게 된다. 홈컴퓨터시대다.
교실, 사무실, 회의실, 공장, 병원, 자동차, 안방, 마루, 부엌…,컴퓨터를 벗어나선 잠시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싱가포르 같은 나라는 이미 중학교에서 마이크로 컴퓨터를 통한 컴퓨터 조기교육을 실시하고있다.
이 나라는 대학입시에도 컴퓨터과목을 채택했다.
우리 나라엔 지금 범용컴퓨터가 전국적으로 7백66대 설치되어 있다. 인구 백만 명에 19대. 미국의 2백48대, 일본의 2백8대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싱가포르의 97대, 대만의 36대에 비하면 뒤떨어져 있는 정도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무슨 괴물처럼 저벅저벅 우리 곁에 다가오는 컴퓨터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컴퓨터 마인드」를 갖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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