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낙방비관…자살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명문대학을 지원했다가 낙방한 수험생의 자살사건이 잇달아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두 S대 인기학과를 지원했다가 실패했고, 자신의 실패를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의 간판위주의 가치관과 나약한 의지력에 대한 교육적 대책이 시급하다.
25일 하오3시30분쯤 서울 신림동산27 관악산 성주암뒷산에서 정재국군(20·무직·서울신림10동304)이 나무에 목을 매 숨진 것을 등산객 한용태씨(25·회사원·서울봉천1동7l5)가 발견했다.
한씨에 따르면 정군이 안경을 쓰고 구두를 신은채 높이 6m쯤의 오리나무에 노란색목도리로 목을 맨채 숨져 있었다.
정군의 형 재영씨(22·방위병)는 정군이 지난 81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 지난해와 올해계속 S대법대에 응시했으나 낙방한데다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어머니 문금순씨(54·노동)가 1백여만원의 빚을진데 대해 고민해 왔었다고 했다.
정군은 지난번 학력고사에서 2백99점을 받고 내신은 1등급이었으나 S대법대에 지원, 불합격되자『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합격됐다』며 비관해 왔으며『세상살이가 이토록 어렵구나. 어머니에게 죄스럽다』『죽고싶다』는 일기장을 남겼다. 4남중 3남인 정군은 전남나주가 고향으로 12년전 간암으로 아버지가 사망한 뒤 75년 나주문평국교를 졸업하고 어머니를 따라 상경해 그동안 철공소 공원, 신문사 식자공등을 하며 어렵게 공부, 대입검정고시를 거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대법대에 지원했었다.
또 25일하오4시쯤엔 수원시율전동 성균관대수원캠퍼스공대 지하중장비공작실에서 모영배군(20·모대전기과1년)이 나일론끈으로 목을매 숨져있는 것을 청소부 홍충운씨(48)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군은 지난해 1학기를 마친 뒤 2학기를 휴학, S대입학시험준비를 했으나낙방해 이를 비관해 왔다는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