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던 어린이3명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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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산=연합】부모가 제사지내러간 사이 집을 지키던 형제등 어린이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하오11시30분쯤 부산시 봉래동5가71 신동격씨(39)집에서 신씨의 장남 원열군 (8), 차남 윤열(6)군, 조카 영숙양(13·봉학국교6년)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것을 아버지 신씨가 발견했다.
신씨에 따르면 부인 송옥순씨(32)와 함께 이날 밤9시30분쯤 할머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이웃에 살고있는 조카딸인 영숙양을 집에 데리고 와 자기 아이들 2명과 함께 집을 보게한 뒤 청학동99 아버지 신봉석씨(72)집에 가 제사를 지내고 2시간 뒤에 돌아와 보니 아이들이 칼에 찔린채 숨져 있었다는 것.

<현장>
피살 현장인 10평 남짓한 신동격씨 집은 온통 피로 얼룩져 처참한 모습이었다.
장남 원열군은 마당 흙바닥에, 차남 윤열군은 방바닥에, 조카딸 영숙양은 대문안쪽 입구에서 각각 얼굴·가슴·허리등이 예리한 흉기에 10여군데씩 난자당했다. 차남 윤열군이 숨져있던 단칸방에는 장롱이 열린채 각종 옷가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피에 얼룩져 있었으며 범인이 사용한 길이 20㎝의 나무손잡이가 달린 과도와 피묻은 타월한장이 대문옆 마당에 버려져 있었다.

<피해자주변>
신씨집은 봉래동 간선도로변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골목길의 막다른 집으로 10여평의 대지에 5평 남짓한 슬레이트 단칸집이다.
신씨는 8년전부터 인근 가게에서 라면영도총대리점을 경영하면서부터 이곳으로 이사와 살고있다.

<수사>
부산영도경찰서는 봉래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 범인이 사건현장에 버리고 간 칼과 타월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한편 피해품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어린이들의 얼굴이 알아 볼수 없을정도로 처참하게 난자당했고 ▲도망치는 어린이를 대문앞까지 쫓아가 살해한 점 ▲5평 단칸 슬레이트집인 신씨집이 강도가 취입할만큼 잘사는 집으로 보이지 않는 점등으로 미루어 일단 강도로 위장한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피해자가족을 중심으로 수사를 하는 한편 주인 신씨가 평소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는 소문에 따라 인근불량배들의 우발적인 범행일 것으로도 보고 다각적인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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