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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전문가 4인이 말하는 공부벌레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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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벌레들은 도대체 어떻게 공부하지? 남들보다 잠을 적게 잘까? TV를 안 보는 것일까? 누구나 가져봄직한 궁금증이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국 상위 1%에 드는 고교생 100명과 중상위권 100명을 인터뷰해 그 결과를 비교, 분석한 내용을 담은 책이 '한국의 공부벌레들'이다. 이 책의 필진 중 조진표(와이즈멘토 대표).두호철(와이즈멘토).허진오(〃).이범(강남구청 수능인터넷강의 과탐 대표강사)씨를 만나 공부벌레와 보통 학생의 차이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조진표=많은 학부모가 재야의 특별한 공부 비법이 있지 않은지 묻는다. 그러나 공부벌레 100명을 만나 물었봐도 역시 없었다. 다만 자기 성격이나 스타일에 맞는 나름의 학습 습관을 갖고 있어 똑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효율적일 뿐이었다.

▶ '한국의 공부벌레들' 필진이 한자리에 모여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좌로부터 이범.두호철.허진오.조진표씨.

▶이범=그렇다. 공부 비법을 단일화할 수 없었다. 과목을 공부하는 방법, 자신의 역량과 상태, 이용 가능한 자원에 맞춰 스스로 적합한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었다. 그리고 자기 주도적 학습이란 게 결코 혼자 공부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혼자 공부하는 쪽일 수도 있고, 학원에 다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는 건 안 된다고 본다. 학원이 다 짜주는 셈이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전술을 세우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허진오=실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학원을 평균 2~3개 정도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과목을 듣는다고 봐야 한다. 기억나는 학생 중 중3 때부터 고3 때까지 10여 개 학원을 다녔다는 학생이 있다. 올 초 명문대를 갔는데 '고3 때만이라도 혼자 공부했으면…'하는 후회를 하더라.

▶조=양쪽 간 (수강 방식에) 차이가 있다. 공부를 잘 안 하는 학생들은 떼밀려 가는 경우가 많다. 오래 있어야 하고 숙제도 왕창 내주는 종합학원에 가는 식이다. 반면 공부벌레들은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것을 선호한다. 부족한 부분만 채우고 오는 것이다. 학습 방법도 다양했다. 예를 들어 아무리 국어 공부를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유명 강사를 찾고, 영어는 잘하지만 약간 부족하면 인터넷 강의를 듣는 식이다.

▶허=수면 문제도 비슷하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한두 시간을 줄인다고 공부를 더 잘하는 게 아니란 걸 안다. 체력이 약한 학생의 경우 7~8시간 자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깨어있는 동안 공부량이 많았다. 보통 학생과 동일하게 학원 다니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또 교육방송을 보더라도 그걸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길었다. 공부벌레는 홀로 하루 4시간20분 공부하지만, 보통 학생은 2시간40분쯤 했다. 1시간40분이나 차이가 난다.

▶조=맞다. 시간 활용이란 측면에서 공부벌레들은 동선(動線)이나 허튼 일을 최대한 줄이려는 성향을 보여 학교에서 자율학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가 어수선해서 집에 가서 공부하겠다는 학생이 있는데 대개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노는 경우가 많다. 그 경우 학원에 갔다오면 그다지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다. 두 그룹이 TV를 보는 것도 달랐다. 두 그룹 모두 오락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봤다. 공부벌레는 그 다음이 뉴스였다. 공부와 논술에 도움이 되니까 보는 것이다.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는 특징이 있는 거다. 반면 보통 학생들은 드라마를 많이 봤다.

▶이=보통 학생들은 책을 본다고 하고 공부벌레들은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 공부벌레들이 읽는 활동에 훨씬 익숙했다. 책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평균 지적 수준은 읽은 문자 정보의 양에 비례한다고 본다. 책으로 어지른다고 야단치지 말라.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조=부모 모두 '애들에게 책을 사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주고 말 뿐인 부모가 있다. 스스로 안 읽으니까. 그러나 공부벌레 그룹에선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다. 고교 땐 할 일이 많아지니까 중학교 때까진 책 읽는 습관부터 들여라. 활자로 된 것을 최대한 접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다음엔 선행 학습 얘기를 하고 싶다. 고1 수학을 선행학습하고 있는 중2 학생에게 중2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냈더니 못 풀었다. 그런 상태에서 고1 선행하는 건 문제다. 완벽해진 다음에 올라가야 한다. 유행이니까 선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심화학습에 신경 써야 한다.

▶허=중3 때까지 수학 과목을 한 번도 선행(학습)하지 않았다는 수학경시대회 수상자가 있다. 고교 문제를 못 푸는 이유는 중학교 것을 마스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 그 학생 말이 기억이 난다.

▶조=공부벌레는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상상하면서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또한 얘기하고 싶다.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한다.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 꿈이 없다고 말한다. (꿈을) 하나하나씩 지워가는데 아는 직업이 다섯 개밖에 없어 곧 할 게 없는 듯 느끼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까진 꿈을 갖도록 해야 한다. 동기 부여의 좋은 방법이 바로 특목고를 준비하는 것이다. 붙든 떨어지든 다 도움된다. 공부나 경험 두 측면 모두. 경시대회도 같은 맥락이다.

▶두호철=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주요 과목의 경우 오답노트일 텐데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도 마찬가지다. 고3 때는 주요 과목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모한다. 정리해놓은 게 없으면 중요한 걸 많이 놓친다.

고정애 기자

부모님, 공부벌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 아니오로 답해보세요)

1. 공부벌레가 더 늦게까지 공부한다.

2. 보통 학생보다 잠을 적게 자고 공부한다.

3. 보통 학생이 더 많이 음악을 들으며 공부한다.

4. 공부벌레나 보통 학생이나 혼자 공부하는 시간은 같다.

5. 등하교 시간에 공부하는 공부벌레가 더 많을 것이다.

6. 보통 학생이 학원을 더 많이 다닌다.

7. 공부벌레가 과외를 더 많이 한다.

8. 같은 수의 공부벌레와 보통 학생이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9. 똑같은 수의 공부벌레와 보통 학생이 교육방송을 본다.

10. 더 많은 공부벌레가 시험 전 목표를 세운다.

11. 공부벌레가 시험 뒤 물질적 보상을 더 많이 받는다.

12. 시험 뒤 더 스스로 상벌을 준다.

13. 수업시간 집중력이 더 뛰어나다.

14. 학교 선생님과 더 친하게 지낸다.

15. 보통 학생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한다.

16. 공부벌레가 자신의 목표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한다.

17. 용돈을 더 많이 받는다.

18. 양쪽 모두 부모님이 칭찬하는 횟수는 같다.

19. 부모님이 꾸중하는 횟수는 같다.

20. 부모님의 잔소리 횟수는 같다.

21. (공부에 있어) 부모님이 도움이 되는 정도는 같다.

22. (정신적으로) 공부벌레의 부모님이 더 도움을 준다.

23. TV를 보는 시간은 같다.

24. 보통 학생들이 친구들과 더 자주 어울린다.

25. 공부벌레들의 독서량(교과서 제외)이 더 많다.

26. 보통 학생이 만화책을 더 본다.

☞'아니오'라는 답이 몇 개인가요?

.22개 이상=학생들의 학습방법에 대해 전문가 수준.

.16~21개 =비교적 많이 알고 있으나 여전히 시행착오 중.

.9~15개=주위의 의견이 쉽게 좌우될 수 있는 상태.

.8개 이하=많은 관심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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