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스타일 바꿀 필요 못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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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유시민 열린 우리당 의원이 최근 연정론을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과 이를 적극 옹호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진보적 성향의 인사·언론의 비판까지 잇따르자 이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우리 모두 앙시앙 레짐의 자식입니다'를 통해서다. 글은 6일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의 칼럼과 최근 참여정부를 비판한 내용을 저서 후기에 실은 최장집 교수에 대한 답변 형식이다.

정 박사는 이날 칼럼에서 유 의원의 최근 발언에서 "매사 논리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경향"이 보인다며"지적 권위주의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지적 권위주의'와 관련"요즘 유 의원은 연정론과 관련해 국민들과 '노 대통령이 선지자인지 아닌지 맞춰보자'는 게임을 벌이는 사회자처럼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선지자의 말을 못 알아 듣고, 믿지 못하는 '민심'을 어리석고 딱하게 여기는 듯한 발언도 많이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평소 '똑똑하고 시원시원하지만 싸가지가 없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사실이라며"논리적으로 격렬하고 야박하게 부딪치는 나의 소통방식에 대한 정 박사의 비판적 분석과 충고는'객관적으로 볼 때' 옳은 지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내 어법이나 행동방식을 교정할 의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의원은 그 이유를"나는 정치를 바꾸려고 정치에 들어왔을 뿐 꼭 정치적으로 성공해야한다는 생각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른바'더 큰 일'을 하려면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일각의 권유에 대해서도"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적 목표는 이른바 구체제(앙시앙 레짐)인'1987년 체제'를 17대 국회 임기 동안 변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최장집 교수가 저서'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개정판 후기에서 지적한 참여정부의'지역문제 집착','사회경제적 민주화 퇴보'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 의원은 우선"정치의 현장에서 느끼는 지역구도는 여전히 철벽처럼 강고하다"며 DJ정부 이후 지역주의가 완화됐다는 최 교수의 분석을 부정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의 주장처럼) 정당체제의 이념적 협애성이 지역주의의 위력을 키운 것이 아니라 지역주의적 정당구도와 거대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도가 한국 정당체제를 보수일색의 협애한 공간에 묶어 둔 원인이요 제도적 환경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더나아가 최교수의 주장이 '논리적 도착','사실관계 오인'에 기인한 것이며 이를 그대로 인용한 일부 신문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유 의원은"정치적으로 볼 때 우리는 모두 병들어 있으며, 우리 모두는 구체제의 자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른바"대통령을 조롱하고 훈계하고 비방하는'일부'언론인과 지식인들"을 향해"당신의 확고부동해 보이는 그 논리도 알고 보면 분열이라는 질병의 한 증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특유의 날선 비판을 덧붙였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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