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콩팥 기능 저하 … 꼭 검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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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콩팥(신장)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부담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5조원에 육박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지 못해 생기는 생산성 손실 비용은 이 중 절반이 넘는다. 만성적으로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진료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연구결과다.

 콩팥병은 만성적인 상태가 되기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는 ‘침묵의 병’이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노폐물이 쌓여 몸이 붓거나 식욕부진이 나타난다. 쉽게 피로해지는 요독 증상도 겪는다.

 더 이상 자신의 콩팥 기능만으로 정상 생활이 어려운 상태를 말기신부전이라고 한다. 말기신부전은 콩팥 기능을 대신하는 치료법이 필요하다.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신장이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신장을 공여받아야 하므로 대부분의 환자는 투석치료를 먼저 받게 된다. 인체에서 혈액을 직접 빼내 정화한 후 다시 넣어주는 ‘혈액투석’과 복부에 있는 복막을 이용해 노폐물을 정화하는 ‘복막투석’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그동안 주 3회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시행하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자 스스로의 관리가 가능해졌다. 복막투석은 투석량을 조절할 수 있다. 편리성 때문에 복막투석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체내 노폐물을 단시간에 빼내는 혈액투석에 비해 신체 부담이 덜하고, 혈압 조절도 용이하다. 게다가 기계를 이용한 자동 복막투석은 수면시간에 자동으로 복막투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유지하거나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도 있다.

 복막투석으로 관리한 환자는 특히 신장이식 후 결과가 좋다. 효과적인 신장이식 전 치료법이다. 혈액투석도 장점은 있다. 혈액투석 시 의료진이 항시 대기해 치료 과정을 관리해 준다. 하지만 환자가 병원을 주 3회 방문해 치료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환자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출발점이다.

 콩팥은 나이가 들수록 기능이 저하된다. 60세 이상이거나 당뇨병·고혈압이 있는 경우, 또 신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만성콩팥병의 고위험군이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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