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독서경영 CE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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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메이션코리아의 이장우(사진) 사장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매달 적게는 10권, 많게는 20권까지 읽는다. 아침 출근길에 손에 든 책이 마음에 들면 그날 모두 읽는다. 이 사장은 "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독서만 한 게 없다"며 "경영학 석사(MBA) 강의가 아무리 토론식 강의라고 해도, 1대1 맞춤 교육인 독서를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책값을 아까워하지 않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직원이 30명 남짓인 이메이션코리아는 지난해 직원 책값으로 2400만원을 지출했다. 1인당 평균 80만원씩 지원한 셈이다. 이중 일부 직원은 지난해 200만원어치의 책을 사기도 했다. 그는 1998년 외환위기 때도 책값 예산만은 손대지 않았다.

이 사장은 그의 독서 방법을 '가지치기형(하이퍼텍스트)'이라고 부른다. 마케팅에서 시작한 그의 독서 분야는 서양역사로, 건축으로, 여행으로 이어졌다. 이 사장은 "일단 자기 자신의 전공 업무에 정통한 뒤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며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관련 서적을 30권 정도는 읽은 뒤 가지치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학위 가지치기에도 나섰다. 이 사장은 지난해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공연 예술은 모든 학문의 결합체"라며 "대규모 공연은 경영과 예술, 인문학 등의 결합물"이라고 진단했다. 공연 예술을 접한 뒤 그는 "예전에 못 봤던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됐다"며 "해외 경영인들과 이야기하는 게 한결 나아진 것은 물론, 각종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스켓과 USB드라이버, 메모리카드 등 각종 이동형 저장장치를 판매하는 이메이션코리아는 고객 접대도 독특하다. 매달 한 번씩 주요 고객을 서울 시내 극장으로 초대해 영화 시사회를 연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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