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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종목별 투자 수익률을 보면|일부 지역 부동산만 투기바람으로 춤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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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투자에 별다른 재주가 없으면 저축이 최선의 수단』 이라지만 은행저축은 한마디로 매력을 잃은 지난 한해였다. 낮은 이자가 성에차지 않아 돈들이 일찍부더 실물쪽으로 빠져나갔다.
가장 높다는 l년만기 우대가계정기예금은 세차례 금리인하로 수익률이 8·17%. 예외적으로 재형저축(1년만기)이 기본금리외에 법정장려금 연12%와 임의장려금 l·8%을 합해 연수익 ◆19·6%를 기록했지만, 가입조건이 윌수입 40만원이하로 제한돼 효용가치가 떨어졌다.
금융채권·투자신탁·회사채도 금리인하로 인기가 떨어진 품목들. 회사채 (3년만기)가 납세후 수익률 9·654%로 공금리수준을 약간 웃돌았을 뿐이다. 금융채권과 개발신탁증권등은 워낙 낮은 금리로 안팔리자 지난10월 2%내외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산금책 2년짜리가 연수익율 13·29%, 개발신탁 3년짜리는 14·98%로 상향조정됐다.
은행금리는 그러나 올해에는 더내릴 전망이다. 물가안정에 자신을 얻어서인지 정부도 금리인하를 이미 지난연말 강력히 시사했다. 금리가 내리면, 은행출입이 더 마음에 내키지않을 것은 쉽게 예상되는 현상. 장기저축을 하기보다는 상당기간 들락날락하는 요구불예금만 은행문턱에 이어질것같다.
증권시장은 작년1년 크고 작은 충격파로 파동과 긴장의 한해를 보냈다. 폐장 종합주가지수가 179·1로 발회지수 164·6보다 14·5포인트, 8·8%상승에 머물렀다.
연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개각, 통행금지 해제등으로 일어난 상승세가 4월의 이·장부부어음사기사건, 실명제파동, 그리고 소액주주법의 시비등으로 일거에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3월한때 187·6을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가 두달넘짓 뒤인 5월에 l46·8까지 떨어졌다. 돈이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증권시장이 그나마 소생기미를 보인 것은 10월들어 실명제 연기가 확실시되면서 부터다.경기회복에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어, 연말에는 제법 배당을 겨냥한 투자가 납회일까지 계속되기도 했다. 침체속에서도 업종별로 보면, 상당한 수익을 올린 주식도 있었다. 시멘트업종이 영업수지 호전으로 연중 70·8%상승 최고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자동차업종 61·4%, 식료품·음료품제조업이 40%이상의 수익을 나타냈다. 반면연초에 기대를 모았던 건설은 18·9%가 떨어지고, 무역도 l·2%상승에 그쳤다.
약속대로 저금리가 계속되고 물가가 안정되면 올해 증권시장은 기대해볼 만하다. 그러나 전반적인 국제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보면 쉽사리 점치기는 어렵고, 현재로서는 작년과 같이 심각한 기복은 없으리라는 전망만 나와있다. 주식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은 작년에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업종이 모두 내수산업에 몰려있다는 점을 한번 유의해둘만하다.
금은 이례적인 상승세를 기록, 평균적으로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연초 돈쭝당 4만5천원에 시작, 내리막길을 걷다가 6·28, 7·3조치로 일부 투기자금이 몰리면시 반등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투기성향이 잠잠해지면서 가을 이후는 내내돈쭝당 5만원의 시대를 유지,11%의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금은 내다 팔 때는 돈쭝당 4만6천원밖에 못받으므로 남는것은 없는 셈이다.
작년 l년 무기대상으로 가장 각광을 받은것은 부동산 이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땅값상승률이 5·4%로 수년래 가장 낮았지만, 한차례 부동산투기도 일었고 78년이후 부분적인 오름세가 처음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는 조짐도 나타냈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떠난 부동자금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경기지방의 땅값상승률은 8·7%로 전국수위를 기록했고, 특히 강남·강동구는 각각 21·7%, 25·4%를 나타내 투자가에게 뭉텅이 이득을 남겨줬다. 개포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한채에 2천만∼4천만원 프리미엄이 붙었다. 서있지도 않은 아파트에 손쉬운 돈벌이를 했으니 수익률은 단연연 최고다.
한차례 된서리에 동절기로 접어들어 거래는 거의 끊어졌지만, 부동산은 업계의 관측으로는 올해의 유망주. 회복기미의 부동산경기가 몇가지 조치로 쉽게 꺾일수 없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실제 부동산경기는 작년 하반기부티 상승커브를 나타내왔다.
땅값상승률도 하반기가 3·5%로 상반기 l·8%의 두배를 넘었다. 한번 춤추기 시작하면 단번에 급강승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부동산경기다. 유동자금이 흘러들면, 몇년래 제자리걸음을 하던 단독주택·임야·논값마저 흔들어 놓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투자아닌 투기가 우려되는 부동산이다.<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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