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공업고등학교 출신의 소프트웨어(SW) 전문가가 제조업 공정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솔루션 덕분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인 공로로 이달 초 삼성그룹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안대중(42·사진) 삼성SDS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안 상무는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시각화해 제품 품질 관리를 혁신적으로 높인 ‘SAF(Smart Analytics Foundation) 솔루션’을 개발했다. 삼성은 그가 만든 솔루션을 액정(LCD) 디스플레이, 2차 전지 공정에도 도입했다. 각 공정 별로 제품 품질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덕분에 오라클·EMC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로부터 기술 제휴를 문의도 받았다.
전남 증도 출신인 안 상무는 1991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삼성에 입사해 24년 동안 반도체 공정 관리 분야에서 근무해왔다. SW 프로그램을 구동해 반도체 제조 공정을 관리하는 게 그의 업무였다. 입사 직후 그는 낮에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밤에는 야간 대학을 다니며 SW 분야 지식을 쌓았다. 안 상무는 “대학 졸업자, 박사급 사원들 사이에서 베이직·C언어 같은 컴퓨터 용어부터 익히는 게 급선무였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방학이나 휴일을 이용해 컴퓨터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안 상무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회사 내에서 안 상무는 반도체 불량 원인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구조 분석 1인자’로 꼽히고 있다. 지난 두 달 새 비행기만 26번 타며 전국 각지로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그는 임원 인사에서 발탁 케이스로 상무로 승진했다. 이달 초 삼성그룹 최우수 사원에게만 주어지는 ‘자랑스런 삼성인상’도 수상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