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의 뉴델리 치욕|동생이 씻은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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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축구가 빈사의 늪에서 세차게 일어섰다. 일본에 2-1로 역전패, 예선탈락의 치욕을 안았던 꼭 한달전(11월25일)뉴델리 아시안게임의 악몽을 속시원히 떨쳐버릴만한 쾌거를 이록했다.
형의 빚을 동생이 청산한 격. 그래서 오히려 더욱 한국축구의 앞날을 밝게 해준다.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이라크·중공을 뿌리치고 제23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제패한것은 어느때보다 값진 위업이다. 중공은 동부지역, 그리고 이라크는 서부지역 우승팀.
특히 이라크는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을 차지한 아시아 최강의 축구국이다.
한국은 지난78년 제21회대회(방글라데시 대카) 때 이라크와 결승서 1-l 무승부를 이뤄 공동우승을 차지한바있다. 그외에는 국가대표팀끼리의 대전에서 이라크를 꺾은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팀은 중공과의 2차전에서 비록 1-1로 비겼으나 후반의 실점이 심판의 석연찮은 페넬티킥 선언때문이었으며 경기내용에선 확실한 우세였다.
지난80년 제22회대회때도 한국은 비록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때 이란·이라크·북한등 강호들이 불참, 따라서 이번의 우승은 가장 찬란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한국팀은 이대회의 동부지역예선때 준결승서 북한에 3-2로 역전패, 3위에 머물렀었다. 그래서 4개국 (동·서부애선 각l,2위팀)의 결승리그 진출자격을 잃었으나 동부예선2위인 북한이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의 심판폭행사건으로 2년간 국제대회 출전자격을 박탈당함으로써 아시아 축구연맹의 결정에 따라 갑자기 출전자격용 얻었다.
그러나 7명의 새로운 선수를 보강하여 황급히 소집된 청소년대표팀은 불과 열흘간의 짧은 기간 합숙훈련을 할수밖에없어 우승까지는 거의 예상을 못했다.
결국 청소년 대표팀은 국가대표팀의 뉴델리 참패를 교훈삼고 만신창이의 한국축구를 재견하는 기폭제가 되자는 축구계의 여망을 업고 강인한 투혼으로 대회에 임했으며 그 정신력이 대업을 성취한 것이다.
기량의 압도적 우세에도 정신적 불안정으로 큰일을 그르친 뉴델리 아시안게임의 국가대표팀과 극명한 대조를 보여즌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과 함께 출전권을 따낸 내년 멕시코세계선수권대회(6월4∼19일)는 각 대륙의 예선을거친 14개팀과 주최국·전회우승팀(서독)등 모두16개국이 출전, 4개조 예선리그후각조1,2위인 8강이 토너먼트로 패권을 다툰다. 대진결정은 내년 2월20일.
한국은 77년 제l회 튀니지대회를 제외, 2회(79년동경) 3회(81년 호주)대회에 모두 아시아 대표로 훌전했으나 예선탈락에 그쳤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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