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증 김영수씨 '땅꼬마 아빠…' 책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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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영수(사진)씨는 서른여섯살 먹은 총각이지만 아이가 다섯이나 된다. 1백45cm 키에 아동복을 입은, 영락없이 초등학생 같은 김씨를 만나면 또 놀란다.

성장 호르몬 결핍증, 일명 왜소증으로 신체 발육이 멎어버린 그가 어떻게 성이 다른 다섯 아이들의 아빠가 됐는지를 담은 책 '땅꼬마 아빠와 다섯 천사들'(이가서 펴냄)은 소설가 양귀자씨가 썼듯 '미담과 선행을 뛰어넘는 맑은 햇살 같은' 얘기다.

"땅꼬마, 쥐방울, 난쟁이.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런 이름들로 불리었다…키가 작다는 것은 불행한 조건이 아니다…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모아 마음의 키를 맞추고 함께 살고 있는 우리를 '즐거운 우리집(www.urizip.kimc.net)'이라고 이름지었다."

작은 키를 비관해 자살까지 생각했던 김씨는 신학대를 나와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꿈에서 희망을 보았다.

2001년 단양 울산 분교의 폐교에 둥지를 튼 김씨네 가족공동체는 결핍으로 만난 사이지만 사랑이 그 부족을 메우고 넘쳐서 모두들 '큰 사람'으로 나날이 성장 중이다.

지상의 키는 작지만 마음은 이미 하늘 높이 솟아오른 그는 말한다. "하늘은 진실한 마음을 가진 자의 머리 위에 가까이 내려앉아 주신다"고.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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