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수술로 「불임」을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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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녀를 낳지 못하는 부부가 아이를 갖기위한 수단으로는 양자나 양녀의 입양이 유일한 방법으로 통용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출생에 관계되는 각종 호르몬의 복잡한 내용들이 연구가들에 의해 상당히 밝혀졌다. 특히 최근에는 이같은 호르몬의 결합을 찾아내는 여러가지 방법이 개발되고,어떤것들은 합성할수 있게끔 되었다.
더 나아가 미세수술의 발전, 인공수정등의 기법이 새로 등장하면서 아이를 가질수 없었던 많은 부부들이 자녀를 갖는 기쁨을 누릴수있게 되었다.
미국에만도 5쌍의 부부중 1쌍꼴인 3백50만쌍에 이르는 부부가 불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한다. 불임의 원인을 찾아보면 대략 여자쪽의 결함이 40%고, 남자쪽에도 40%의 책임이 있는것을 알수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때 불임의 큰 부분은 임질이나 다른 감염충 등에 의한 남녀생식기관의 손상을 둘수 있고, 미국여성들사이에 결혼을 늦추거나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인 경향도 그 이유로 보여진다. 실제로 의사들은 전에 비해 더많은 불임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게 됐다.
여자에서 불임을 가져오는 주요한 원인은 생식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잘못돼 있는데 기인한다. 정상적인 배란을 위해서는 뇌 속 시상하부에서 고나도트로핀(GnRH)이라는 호르몬이 뇌하수체로 배출돼야 하며, 이 호르몬을 받은 뇌하수체가 FSH(난포자극호르몬)와 LH(황체호르몬)라는 호르몬을 혈액 속에 방출시켜야만 난포와 난자를 성숙시킨다.
그밖에도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난포에서 프로게스테른이라는 호르몬이 생산되어야 수정된 난자가 자궁벽에 착상되어 자랄수 있다.
자궁내막증식증이라는 원인이 잘알려지지 않은 병도 불임을 초래한다. 자궁내막조직이 자꾸 자라면 수정된 난자가 자궁벽에 착상하지 못하고 또 염증등의 결과로 수란관을 막아버리게되면 정충이 난자와 수정될수 없어 불임이 된다.
호르몬 이상에서 오는 불임은 약물투여만으로 약 50%가 치료되어 임신이 가능해진다.
배란이 안되는 여성은 합성호르몬인 클로미드란약을 생리후에 복용하면 시상하부에서 Gn RH 호르몬이 방출된다. 만일 뇌하수체에서 FSH나 LH의 분비가 충분치않은 때문이라면 페르고날 이라는 약을 주사함으로써 임신이 가능해지는데 페르고날 주사는 가끔 과도한 자극으로 쌍동이나 세쌍동이를 낳게하는 결과를 가져 오기도한다.
자궁내막증식증의 경우에는 아주 가벼운 것이라면 다노크라인 약체로 증식될 조직을 축소시켜 임신을 가능케 할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복강경수술로 제거하거나 개복수술로 떼어내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광을 이용한 수술법이 개발되어있다.
자궁내막증식, 감염, 복수수술의 결과등에서 오는 수란관폐쇄는 좀 복잡하지만 미세수술로 폐쇄를 열어줄수 있다.
그러나 약으로도, 수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여성에게서는 시험관(사실은 실험접시)을 이용, 임신을 시도하게된다.
78년 영국의 「패트릭·스뎁트」박사와 「로버트·에드워드」박사가 최초로 성공시킨 시험관아기출산법은 주로 영국과 호주에서 시행되는데 지금까지 이미 1백50명이 같은 방식으로 출산됐다.
시험관아기를 출산할수있는 여성은 수란관은 막혔지만 난소와 자궁의 기능은 정상적이어야 한다.
이런 여성은 생리3일후 페르고날등 2개호르몬 주사를 맞아 한번에 몇개의 난자가 성숙되도록 한다. 그후 복강경으로 난자를 채취해 배양액이 들어있는 접시에 하나씩 옮긴다음 남편의 정자를 채취, 역시 난자가 들어있는 접시에 넣어 수정시킨다. 수정된 난자는 38∼48시간동안 보육기에 넣어져 그속에서 분열을 시각하며, 그후 부인의 자궁속에 넣어져 자궁벽에 착상된다.
수정란을 착상시킨 부인은 1∼2일정도 누워있어 수정란이 자리를 잡도록 해주며 자궁이 수정란을 받아들이기 좋게 프로게스테론주사를 맞게된다.
시험관아기의 성공률은 20%정도가 된다. 따라서 여러번 시도하는 경우도 많은데 한번 시도때마다 3천∼6천달러의 비용이 든다.
남성때문에 불임이 되는 원인으로 정충의 이상, 음낭속의 정맥류가 체온을 높여 정충의 생산이 방해를 받는 경우. 정관폐쇄등을 들수있다.
남성의 정충은 최소한 1밀리리터당 2천만마리, 또 60%이상이 활동성을 가져야만 임신이 가능하다. 정충이 비정상적이 되는 원인으로는 사춘기때의 이하선염·임질등 박테리아성 감염, 마리화나나 알콜의 복용등을 들수있다. 때로는 뜨거운 목욕, 더운 난로옆에서의 작업등으로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 일시적으로 정충의 생산이 저하되는 수도 있다.
그러나 남성불임의 대부분은 음낭속의 정맥류에 의한것이다. 혈액때문에 하복부의 온도가 올라가고 이것이 정충을 파괴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 성병등의 후유증으로 고환에서 성기로 가는 정관이 막혀 불임이 되는수도 있다.
난자에서 정맥류나 정관폐쇄의 경우는 수술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하지만 정충결합일때는 인공수정이 하나의 방법이 된다. 즉 남편의 승인하에 정자은행에서 정충을 구해 시험관아기때와 마찬가지로 배양접시에서 수정시켜 여자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이다.
로스앤젤레스의 타일러메디컬 클리닉은 대부분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분교 의과대학생들에게서 유전적 결함없는 정충을 받아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한다.
이때 머리색·육체적 특징등 남편과 가장 흡사한 제공자의 정충이 선택된다. 이 병원은 학생들에게 1주일에 2회 정자를 제공받는데 매회 30달러씩을 지불하고있다.
여성쪽의 자궁, 또는 난소의 결함때문에 불임이 됐을때는 부인의 동의하에 대리임신을 승낙한 여인에서 난자를 꺼내 인공으로 수정시킨 다음 그여인의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후 아이를 돌려받게된다. 이때 대리임신을 하는 여성들은 대개 1만2천달러를 사례비로 받고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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