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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 쓸 때마다 유서 쓰는 자세로 사랑을 갖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느껴" 대상 김상옥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국민시로서 시조를 정착, 발전시키기 위해「시조짓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중앙일보사는「중앙시조대상」을 체점하고 올해 제l회 수상자로 대상에 김상옥씨, 신인상에 박영교씨를 결정했다. 심사는 이희승·이태극·정완영씨 등 3명의 원로 시조시인들이 맡아 예심과 본심을 거쳤다. 심사대상자는 대상의 경우 경력10년이상, 신인상은 경력10년이하의 시조시인으로 했으며 심사작품은 대상은 최근 3년이내 각종 지지·동인지에 발표된 시조, 신인상은 최근 2년이내 발표한 작품으로 제한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소감과 수상자의 프로필을 싣는다. <편집자주>
초정 김상옥씨(62)는 의연하고 염롱한 시심으로 일생을 살아왔다.
김씨는 우리 전래의 가락이 담긴 시조를 사랑했고 많은 작품을 낳아 명실공히 우리시조시단의 대가가 되었다.
『사랑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고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이조백자의 아름다움은 애정을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유를 하면서 그는 시조를 무척이나 사랑했다고 말한다. 『시조는 우리의 호흡이 가장 잘 살아난 시』이며 그 형식은 우리의 생활속에 자연히 우러난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씨는 『우리의 자유시 가운데도 정말로 좋은 시는 시조의 율격이 담겨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편의 시를 쓸때마다 유서를 쓰듯 하는 자세로 쓴다』는 시정신으로 시를 써온 김씨의 작품은 때로 서정이 넘치면서, 때로는 강직한 뜻을 담고 있다. 또 김씨의 시는 그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온갖 고통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수상작『삼손시 이수』에서도 사무치게 맺히는 아픔과 시대의 고통을 넘어서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겨있다. 경남 충무출생으로 17세때부터 시조를 쓰고 시사에 남을 작품을 남긴 김씨에게 제1회 「중앙시조대상」이 돌아간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시조인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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