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위 복싱·레슬링에 달렸다|종반의 아시안게임…메달레이스 중간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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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5억 아시아인의 「영원한 전진과 우의」를 다지는 제9회 아시안게임은 28일로 열전 16일중 10일간의 경기를 끝냄으로써 종반전을 향해 숨가쁜 메달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21개 종목에서 l백96개의 금메달을 놓고 33개국 4천5백여명의 선수가 펼치는 이번 대회에는 중공·일본의 선두다툼에 이어 3위 자리를 놓고 한국·북한, 그리고 홈팀인 인도가 불꽃튀는 3파전을 펼치고 있다. 열전 10일간의 중간결산을 해본다. 【편집자주】
지난74년 제7회 테헤란대회부터 출전한 중공은 10억인구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 9연패를 노리는 「일본아성」을 무너뜨리며 대회 5일째인 23일부터 일본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있다.
18개 종목에 출전한 중공은 체조·탁구·배드민턴·육상 등에서 강세, 일본을 금메달 5개차로 제치고 쾌주하고 있다.
중공은 체조에서 14개의 금메달 중 12개를 휩쓸며 은9, 동2개로 일본(금2, 은3, 동4)을 압도했다.
남자부에서 「리링」(19)은 4관왕, 여자부의 「우지아니」(16)는 3관왕이 되어 체조계를 놀라게 했다.
탁구에서도 7개 종목중 남자복식만을 일본에 빼앗겼을 뿐 남녀단체와 개인, 여자복식· 혼합복식을 휩쓸어 6개의 금을 안았다.
육상에서도 6개, 조정에서 4개, 그리고 역도에서도 28일 현재 가장 많은 4개를 따냈고 배드민턴 남녀단체도 석권, 스포츠강국으로서의 위력을 떨치고 있으며, 51년 제1회 뉴델리대회부터 8연패를 누리며 태평성세를 구가하던 일본은 거센 중공의 돌풍에 휘말려 9연패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40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은 중공과 일본이 28일 현재 똑같이 6개의 금메달로 각축전이다.
승마를 제외한 20개 종목에 4백6명(임원1백26, 남선수 2백1, 여선수 79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20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3위를 예상했다.
29일 낮12시 현재 한국은 금메달13, 은19, 동22개로 중공·일본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얻은 값진 성과는 수영과 육상의 호조. 수영에서는 일본 독주에 쐐기를 걸고 금3·은4·동4개를, 그리고 기본종목인 육상은 금1·은3·동3개를 획득했다.
특히 한국의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3관왕으로 군림한 최윤희와 언니 윤정의 「인어자매」는 여자배형 1백m와 2백m, 그리고 개인혼영2백m에서 금3·은3개를 따내 한국3위 입상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우면서 일대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은 당초 여자배형에서 1개의 금메달을 예상했으나 뜻밖의 수확을 올린 것이다.
육상 남자 넓이뛰기에서 김종일의 금메달과 남자8백m (김복주) ,남자투창(양은령) 남자1백m (장재근)의 은메달도 낙후된 종목으로서는 큰 수확이이며 사이클 1백85km도로에서 박세룡의 금메달도 뜻밖이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종목은 궁도·골프·배드민턴·사격 등.
궁도는 당초3∼4개를 목표로 했으나 남녀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냈을 뿐 여자개인종합에서 기대주 김진호가 북한의 오광순에게 1점 뒤진 1천2백94점으로 2위에 그쳤고 김영운도 남자개인종합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금메달이 확실시되던 골프도 은메달에 머물렀고 배드민턴은 준결승에서 중공의 벽에 막혀 남녀단체전에서 모두 동메달에 그쳤다.
사격은 윤덕하가 소구경3자세와 소구경 스탠더드에서 2관왕으로 돋보였으나 아시아기록보유자인 박종길이 속사권총에서 북한 소길산에 2점 뒤져 5백92점으로 은메달로 후퇴했고 단체에서도 북한에 이어 3위로 처졌다.
역도56kg급의 유망주 이명수는 2백50kg으로 5위로 밀려났으나 안지영(1백kg급)과 안효작 (1백10kg급)이 2개의 금메달을 안아 그런대로의 수확은 올린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축구. 지난 대회에서 북한과 공동 우승한 한국은 예선 D조에서 일본에 2-1로 역전패,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치욕적인 망신을 당했다. 반면 북한은 중공에 1-0으로 신승,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의 3위 입상 달성은 유망 메달박스인 복싱(금12개) 레슬링(금10개)에서의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복싱은 78년 방콕대회에서 11개 체급중 5개 체급을 석권. 금메달1개를 따낸 북한을 압도.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레슬링도 마찬가지.
반면 북한은 마라톤을 비롯, 육상장거리에서 강하고 복싱에서도 전력이 크게 강해져 만만찮다.
인도는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크게 이용하고 있으며 육상에서 강해 북한보다는 더 두려운 상대로 꼽히고 있다. 인도는 승마·여자하키·육상·경보종목을 부활, 또는 새 종목으로 채택해 모두 금메달을 따내 주최국 행세를 톡톡히 하고 있는 샘이다.
육상에서는 28일 현재 중공·일본(이상6개)에 이어 5개의 금메달(남자 8백m·남녀 4백m허들·남자투포환·남자경보20m)을 움켜쥐었다.
따라서 복싱·레슬링에서 호조여부가 3위 목표달성의 관건이 되고있다.
한국은 배구·탁구·농구 등 구기종목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있는 반면 북한은 체조·육상·사격에서 강세.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첫 격돌한 남녀탁구에서 북한에 5-4, 3-2로 각각 역전승을 거두었다.
여자배구도 3-1로 역전승, 74년 테헤란대회이래 4연승을 구가했으며 농구에서도 여자가 아시아무대 처음 등장한 북한에 93-62로 대승을 장식했고 남자 팀도 78년 방콕대회에서 처음 맞붙어 기권승한데 이어 92-84로 낙승, 단체전 대결에서 모두 완승한 셈이다.
사격은 초반 윤덕하가 소구경3자세와 소구경스탠더드에서 북한을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중반의 추격으로 북한은 속사권총·공기권총 개인과 단체에서 한국을 앞섰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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