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에 사랑의 감자꽃 피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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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언 (왼쪽에서 넷째) 북한 농업과학원 감자연구소장이 지난달 21일 양강도 대홍단 감자밭을 방문한 남측 월드비전 대표단에 작황과 병충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홍단은 해발 600~2000m에 걸쳐 있어 천혜의 씨감자 증식지로 꼽힌다. 왼쪽부터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순철 농업과학원 기획처장, 강신호 농업과학원 농업생물학연구소장, 김 소장, 이주성 월드비전 북한사업팀장. 대홍단=오영환 기자

중앙일보는 국제 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과 더불어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사랑의 감자꽃을 피워요' 캠페인을 벌인다. 9월 1일부터 3개월 동안 진행할 이번 캠페인은 북한이 감자 증산을 통해 스스로 식량 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월드비전은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함께 2000년부터 감자 증산에 필수적인 우량 씨감자(감자종자) 생산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를 통해 두 기관은 온실 수경재배로 바이러스 없는 우량 씨감자를 양산하는 1단계 작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온실 재배론 북한 전역에 우량 씨감자를 공급할 수 없다.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2단계로 밭에서의 증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농기자재.비료.농약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앙일보.월드비전 캠페인 모금액은 여기에 쓰인다. 농업구조 개혁 지원금인 셈이다.

2단계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북한의 감자 생산량은 현재의 200만t에서 400만~600만t으로 늘어나 식량난 해소에 획기적 기여를 하게 된다. 감자는 영양소가 풍부한데다 수분이 많아 오래 저장할 수 없으므로 민수용 외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렵다. 그런 만큼 증산만 되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게 된다.

중앙일보는 2002년 '예산 1% 북 지원에 쓰자', 2004년 '대북 지원 체계적으로' 등 기획기사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사랑의 감자꽃을 피워요' 캠페인은 그런 전략적 제언을 행동으로 옮기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캠페인 출범식은 9월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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