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공원으로 새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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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보1호 남대문이 도심 한복판에 고립된 지 75년만에 시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옛 성문으로 복원된다. 서울시는 20일 도시계획에 밀려 남대문로에 방치된 남대문을 옛 성문으로 되살리기 위해 남대문시장 지하도 입구에서 대한 화재보험 빌딩에 이르는 폭 10m∼35m, 길이 1백30m의 간선도로(일방통행)를 폐쇄, 남대문에 보행인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차량통행이 막힌 이 간선도로에 공원을 조성, 시민휴식 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간선도로 폐쇄에 따른 교통대책은 모든 차량을 남대문 서쪽 간선도로(옛 무역진흥공사 앞 도로)로 돌아가도록 하거나 도로공원 쪽에 지하차도를 뚫어 차량을 통행시킬 계획이다.
시는 이 남대문 광장 공원 조성을 위해 도시설계기법을 처음으로 적용, 남대문지구 정비 계획을 마련했다.
이 정비 계획에 따르면 공원조성과 함께 남대문 앞 분수공원에서 세브란스빌딩에 이르는 남대문5가로(폭 50m)변에는 5∼10층 규모의 저층 빌딩을 재개발 사업으로 신축, 남대문 용마루와 스카이라인을 맞추고 연지동 입구 우남 빌딩(13층)에서 서울역 앞 한진 고속버스 빌딩에 이르는 이면도로(폭 10∼15m, 길이 2백20m)에도 차량통행을 막고 보행인 전용 도로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이 도시설계는 연말까지 도시계획 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역사 학습장으로>
◇남대문광장 공원조성=고층을 받아 남대문동 쪽 성곽(70∼80m)을 복원하고 성곽으로 둘러싸인 광장에 조선조 전통양식의 공원을 만들어 전통건축 조경문화를 소개하는 관광명소로 개발한다.
성곽에는 협문을 만들어 보행인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각급 학교 학생들에게 역사 학습장으로 개방한다.

<지하차도 계획도>
◇교통대책=간선도로 폐쇄에 따라 모든 차량은 남대문 서쪽 간선도로로 돌아가도록 하고 차량체증에 대비, 재개발 사업지구인(대한상공회의소 본관 신축) 옛 무역진흥공사 건물과 현대 경제건물부지를 일부 수용, 도로 폭을 태평로와 같은 50m로 넓힌다.
시는 간선도로 폐쇄에 따른 명목현상으로 빚어질 차량체증이 공원조성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고 KAIST에 교통량 조사를 맡겼으며 우회 일방통행으로 차량소통이 어려울 경우 도로공원 쪽에 지하차도를 뚫어 교통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남대문=조선개국초기인 태조7년(서기 1398년)에 세워진 숭례문으로 건물이 완전치 못해 세종 29년(서기 1447년)에 다시 고쳐지었다.
임진왜란·병자호란 등 큰 난리를 겪으면서도 손상되지 않았던 남대문은 구한말 일제가 발을 붙인 후 강희 원년(1907년)부터 도시계획에 밀려 양쪽 성벽을 헐고 길을 내는 바람에 제 모습을 잃기 시작, 70여 년 동안 도심 한복판에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보1호로 지정된 것은 34년 8월27일.
6·25때는 상동 일부가 파괴돼 54년 이를 중수했고 62년에는 문루가 기울어 전체를 해체, 복원했으며 73년 7월에 단청공사를 새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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