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 해마다 줄어 김포 한강하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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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적인 재두루미 도래지인 김포 한강 하구에 팔당댐과 수원지 건설 후 생태계에 변화가 생겨 재두루미의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두루미 도래지인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문발리 및 산남리 일대는 73년부터 시베리아·만주 등지에서 날아오는 재두루미가 월동한다는 사실이 학계에 알려진 후 74년에는 2천 여 마리가 월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에 따라 77년에는 천연기념물 제2백50호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78년의 2천3백 마리를 고비로 매년 줄어 작년에는 5백 마리로 격감했다는 것.
이같은 재두루미의 급격한 도래 감소 현상을 놓고 조류학자들은 한강오염뿐만 아니라 73년 팔당댐이 건설된 후 서해에서 만조 때의 바다 물이 역류해 재두루미가 즐겨 파먹는 먹이인 사초과 식물에 속하는 매자기·수성초가 염분 때문에 죽어 갈대밭으로 변함에 따라 먹이를 잃은 재두루미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73년 팔당수원지 건설로 방류 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만조 때의 바닷물 유입 량이 많아짐에 따라 매자 기도 더욱 줄어져 다른 곳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희대 구태회 교수는『재두루미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이유는 한강오염 탓도 있지만 팔당댐 등으로 인해 바닷물의 역류현상이 빚은 원인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정확한 원인을 좀더 관찰하기 위해 금명간 추가로 현지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73년 학계에 알려진 후 74년 세계적 조류학「아치볼드」박사가 1천5백 마리를 확인, 국제 자연보호 연맹에 희귀 재두루미 도래지로 보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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