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자가치유 능력 이용, 콕콕 찌르는 팔꿈치 통증 안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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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세바른병원 이영욱 원장이 초음파 기기를 보며 프롤로테라피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세바른병원]

중년 주부가 무리하게 김장을 하거나 이사를 하고 난 뒤 극심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 설거지나 걸레질 등 집안일을 할 때도 팔꿈치가 당기고 아프기도 하지만 김장이나 이사를 하는 등 무리한 일을 하고 난 뒤에는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이럴 때는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가볍게 팔을 돌리기만 해도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고통 받는다.

무릎·어깨처럼 관절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가 있다. 그런데 무릎·어깨 외에 사람들이 통증을 많이 호소하는 부위가 바로 팔꿈치다. 보통 ‘상과염’이라고 불리는 질환이 통증의 원인으로 팔꿈치 근육의 힘줄에 미세하게 파열이 생기고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그 중 팔꿈치 안쪽의 상과염을 흔히 골프 엘보(Golf elbow)라고 부른다. 골프처럼 팔꿈치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흔드는 운동을 하고 나서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대로 팔꿈치 바깥쪽이 손상되는 것은 테니스 엘보(Tennis elbow)라 부르는데 테니스의 백핸드 동작이 영향을 미치는 데서 유래한 단어다.

부산 세바른병원 이영욱 원장은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지 않아도 평소 팔꿈치 관절을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누구에게든 발병할 수 있다”며 “특히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주부들에게 발병하기 쉬우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평소 팔꿈치 관절을 많이 사용한다면 그만큼 골프 엘보나 테니스 엘보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마사지와 스트레칭으로 팔꿈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고 무리하게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등 팔꿈치를 혹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술 대신 손상 부위 재생시키는 프롤로테라피=골프 엘보·테니스 엘보 같은 관절질환은 초기라면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로 어느 정도 상태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통증이 있는 부위를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쉬어주면 서서히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도 많다.

팔꿈치 통증을 주사치료로 해결하는 것이 ‘프롤로테라피’다. 혹시나 수술이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하게 고통이 해소될 수도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증식(Proliferation)과 치료(Therapy)를 의미하는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부산 세바른병원 최재혁 병원장은 “우리 몸은 상처를 입으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저절로 상처를 회복하는 자가치유기전을 갖고 있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프롤로테라피다”라고 설명했다.

즉 손상된 관절에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약물을 주사기로 주입하면, 국소적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서 그 부위를 구성하는 세포가 증식한다. 이로 인해 약해진 인대·힘줄·근육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우리 몸이 갖고 있는 고유의 치유능력을 자극해 조직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원리다.

프롤로테라피는 피부를 절개하거나 마취하는 과정이 필요 없고 10~15분 정도면 치료가 끝날 수 있다. 또 초음파 유도 하에 시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한 부위에 치료할 수 있어 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손상된 부위 자체를 회복시키고 질환이 재발하는 것도 막아주므로 ‘근본적 치료’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술 후 후유증이나 특별한 주의사항이 없다는 것도 프롤로테라피의 또 다른 이점이다. 시술을 받은 뒤 바로 병원에서 나갈 수 있으며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

프롤로테라피 자체가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을 이용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소염제 사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평소 소염진통제 등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전문의와 상의한 뒤 시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송덕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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