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버스 중앙차로제 시행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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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앙차로제는 도시계획 시작 단계부터 반영돼야 제 효과를 볼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좁은 중앙정류장으로 몰리면 사고의 위험이 높다. 또 환승과 요금징수 문제는 현실과 동떨어진다. 우리 교통환경과 맞지 않는 굴절버스 도입도 국가적인 낭비다. 지금이라도 청계천 복원과 연계해 시민의 안전과 편익을 우선한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의 도로폭으로 중앙차로제는 무리다. 여론 수렴이나 검증 절차 없이 시행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시간과 비용 낭비다. 청계천 복원 일정에 쫓겨 서두를 게 아니라 공사를 늦추더라도 현실적이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순리다.

▶중앙차로와 지선 버스 및 조업 주.정차 차량이 서는 1개 차로를 제외하면 차로 한두개로 모든 승용차.택시.화물차 등이 이용해야 하므로 엄청난 정체가 예상된다. 간선 도로가 아무리 소통 속도가 빠르더라도 지선에서 나오는 길은 막힐 게 뻔하다. 그렇게 되면 총 소요시간은 지금보다 더 걸릴 것이다.

▶교통 체계를 바꾸는 일은 신중하고 철저해야 한다. 특히 지역 주민의 편익이 향상되느냐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의 행정은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시킬 뿐이다.

▶버스의 속도가 빨라지면 승용차 이용자를 흡수할 것이라고 하지만 지하철 등 대체 수단이 있는 지금도 승용차가 줄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간선 버스가 속도를 낸다고 해도 도심 진입 차량이 줄어들지 의문이다.

▶도봉~미아로는 폭이 좁고 주택 밀집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반 차량의 통행 차선수가 줄고 좌회전이 금지돼 정체가 더 심해질 것이다. 대체도로 확보 등에 과감한 예산을 투입하는 장기적인 개선책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