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내 일자리, 워크넷에 있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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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세 살배기 딸을 둔 가정주부 임모(33)씨는 노동부 워크넷(www.work.go.kr) 덕을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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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서울의 세무회계 사무실에서 5년 정도 일하다 결혼하면서 남편 직장 때문에 부산으로 이사했다. 부기.전산회계.세무회계 분야의 2급 자격증이 있었지만 부산에서 직장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 달 내내 벼룩시장과 각종 정보지, 부산세무사회 홈페이지를 모두 뒤져봤지만 구인광고 건수는 서울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았고, 그나마 나이 제한 때문에 갈 만한 곳은 거의 없었다.

임씨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지난 8일 고용안정센터를 방문해 구직신청을 했다. 온라인인 워크넷에도 이력과 경력사항을 등록했다. 일주일쯤 지난 16일에 두 곳에서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고, 그 중에 한 곳에 취직할 수 있었다. 임씨는 "워크넷에서 계속해 휴대전화로 적당한 회사를 소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줘 감동을 받았다"며 "워크넷에는 경력.나이.희망급여.희망지역.최종학교명.자격증 소지사항 등을 상세히 기재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최모(24.여)씨도 마찬가지다. 고졸 학력의 최씨는 "인터넷 아르바이트 사이트에만 이력서를 등록했었는데 워크넷을 알게 된 게 정말 행운이었다"며 "워크넷에 구직등록을 하자마자 고용안정센터에서 여러 회사를 알선해줘 그중에 한 곳인 호텔에 입사하게 됐다"고 했다.

'믿을 수 있는 취업 포털'을 표방하고 있는 워크넷은 청년 취업자뿐 아니라 재취업 대상자들도 알아둘 만하다. 워크넷은 노동부 산하기관인 중앙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고용안정정보망이다. 워크넷은 2004년 한 해 동안 280만4596건의 취업 알선을 통해 38만6154건의 취업을 성사시켰다. 현재 구직을 위해 워크넷에 등록된 구직자만 33만8722명에 달한다.

◆ 워크넷, 왜 좋은가=중앙고용정보원 박천수 동향분석팀장은 "정부가 운영하는 만큼 신뢰성이 있다는 게 워크넷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다단계 업체 등 사기성이 있는 구인업체들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채용 정보를 아예 올리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했다. 또 일자리가 일반 취업포털에 비해 다양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박 팀장은 "고급 일자리에서 단순 업무를 하는 곳까지 다양한 일자리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워크넷을 이용해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초등학교 학력에서 대학원 졸업자까지 다양했다. 게다가 콘텐트를 이용하거나 구직자로 등록하는 비용도 무료다. 워크넷으로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 전국의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의 상담원과 오프라인으로 만나 직접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취업 포털들은 워크넷과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강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잡코리아 이은실 대리는 "우리 사이트에서는 역세권별.빌딩별 구인 정보 등 다양한 검색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했다.

◆ 어떻게 이용하나=워크넷 홈페이지에 가서 개인 회원으로 등록하면 된다. 워크넷에 온라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만들면 구직신청을 할 수 있다. 구직신청을 하면 상담원의 인증을 거쳐 사이트에 구직정보가 공개되고 온라인 입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내 능력과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검색하는 기능도 있다. 30여년의 공무원 생활을 접은 뒤 최근 워크넷에 등록해 재취업에 성공한 50대 임모씨는 "구직자에게 필수적인 이력서 작성법,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준비방법 등의 콘텐트가 유익했다"며 "직업정보.고용동향.직업훈련 등 관련 자료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다"고 했다. 이밖에 매일 24종의 일간지.지방지.전문지 등에 나온 구인광고와 인터넷 사이트의 구인광고를 모은 일자리 정보도 볼 수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채용정보도 얻을 수 있다.

◆ 유스잡과 실버잡=청소년을 위한 유스잡(youthjob.work.go.kr)과 고령자 취업 포털인 실버잡(silverjob.work.go.kr)도 워크넷으로 연결된다. 유스잡에서는 자신의 직업 적성을 찾아볼 수 있는 '직업 심리검사' 코너를 비롯, 각종 직업정보와 아르바이트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청년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콘텐트가 마련돼 있다. 실버잡에서는 워크넷 일자리 중 50세 이상 채용 일자리와 민간 복지관 등 고령자 취업도움기관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다. 노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화면의 글자를 클릭 한 번으로 키워서 볼 수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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