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초고층 빌딩 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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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불황은 고층빌딩을 낳는다.
지난 30년대의 대공황 속에서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크라이슬러빌딩이 솟았듯 요즘의 불황 속에서 초고층빌딩들이 잇달아 치솟고있다.
이들 건물은 30년대처럼 단순히 높은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구조공학, 유리와 철골, 화강암과 세라믹타일 등 건축자재의 다양한 혼합으로 이루어진 눈부신 건축물들이 도심을 장식하고있다.
지난 3년 동안 8억 평방 피트에 새로운 오피스빌딩들이 채워지기 시작했고 이들 초현대식 빌딩에 들어간 건축비는 4백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몇몇 유명한 건축가들은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건축물들을 설계하고 시공 중에 있다.
이미 고층빌딩의 숲을 이룬 뉴욕의 맨해턴도 이러한 건축 붐에 예외가 아니다.
현재 계획하고있는 건물만 해도 앞으로 10년 동안 15만 명의 사무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2천년에 이르기까지 뉴욕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크라이슬러빌딩만한 건물들이 매년 각각 1개씩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시카고에 있는 시어즈타워로 4백 37m다.
그러나 계획중인 건물은 보다 엄청난 규모 「헬름즐리·센터」는 맨해턴에 4백 68m, 「스키드모·오윙즈·앤드·메릴」은 시카고에 6백 55m짜리를 계획하고있다.
휴스턴의 건축공학가 「조제프·콜라쇼」는 7백 80m의 2백 층 짜리 건물도 적당한 땅과 약 10억 달러의 자금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하늘까지 닿는 바벨탑을 쌓으려는 인간의 야망은 이쯤에서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몇몇 건축가들은 5백 층, 1마일에 이르는 빌딩을 꿈꾸고 있으며 자금과 시간과 그리고 충분한 대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외지에서>
24층 짜리 아치모양의 건물은 발아래 깔린 바다를 멋지게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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