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품매장 '럭셔리'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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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백화점의 특화매장인 올리브 관련 상품 매장.

▶ 갤러리아 백화점의 원목으로 만든 채소 진열대.

대형백화점들이 이번엔 식품매장 고급화로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유기농과 친환경 신선식품만 파는가 하면 특급호텔의 유명 레스토랑을 유치해 호텔 음식을 팔기도 한다. 상추.배추 등을 최고급 원목 진열대에 진열하고 조명도 갤러리처럼 바꾸었다. 의류.잡화 등의 명품관 경쟁에 이어 식품매장의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식품관을 개조해온 롯데.현대.신세계 등 3대 백화점에 이어 갤러리아 백화점도 식품매장을 확 뜯어고쳤다. 이 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웨스트 지하 식품매장을 전면 개조해 '고메 엠포리엄'이라는 이름으로 19일 문을 열었다. 신선 식품은 유기농과 친환경 식품만 취급하고, 완성된 음식과 중간 조리 음식 매장을 늘렸다.

롯데.신세계는 본점 식품매장의 리뉴얼 및 신축공사를 이달 초 마무리했다. 롯데는 테이크아웃 매장만 590평으로 백화점 중 가장 넓다. 고급 호텔요리부터 궁중요리까지 다양한 테이크아웃 음식을 취급한다. 신세계는 본점 신관을 열면서 조선호텔 이태리레스토랑 '배키아 앤 누보'를 유치하는 등 특색있는 완전 조리 테이크아웃 매장들을 유치했다.

현대백화점은 26일 식품매장 내에 '식생활 문화관'을 열기로 했다. 이 곳에선 영양전문가.파티플래너.요리전문가 등이 상주하며 평일 식단작성, 손님초대시 식단 작성 등을 상담해주고, 매일 요리강습회도 연다.

이 같이 고급화된 식품매장을 업계관계자들은 '3세대형 식품매장'이라고 부른다. 슈퍼마켓형 식품관이 1세대, 푸드코트와 테이크아웃이 혼재하는 식품관을 2세대로 본다. 백화점에서 식품관의 매출 비중은 5%안팎으로 낮다. 그러나 식품관은 백화점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문역할을 해 취급하는 상품의 품질이 백화점 이용객의 수준을 대변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양욱 사장은 "백화점의 명품관 확대 등은 소비가 양극화되는 현 상황에서 부자손님을 잡기 위해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며 "식품관도 고급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식품관들은 그동안 할인점과 경쟁에서 밀리자 식당가(푸드코트)나 테이크아웃 구역을 넓히며 할인점과 차별화 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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