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케빈 데려오니 … 거포 문성민 다시 날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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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새 외국인선수 케빈(오른쪽)이 LIG손보 선수들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케빈은 블로킹에도 능한 만능 선수다. [구미=뉴스1]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새 외국인 선수 케빈(25)을 영입하면서 거포 문성민(28)의 위력까지 살아났다.

 현대캐피탈은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0, 26-24, 25-12)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리며 5승7패(승점 16)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4위 한국전력(6승5패·승점 17)을 바짝 추격했다.

 새로운 쌍포 케빈-문성민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키 2m9㎝·체중 92㎏의 케빈은 레오(24·삼성화재), 시몬(27·OK저축은행), 산체스(28·대한항공) 등에 비해 파괴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스파이크 높이가 3m65㎝나 될 정도로 탄력이 뛰어나다. 케빈은 팀 블로킹 1위를 달리는 LIG손보를 상대로 타점 높은 공격을 연달아 성공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센터 출신답게 케빈은 블로킹 능력도 뛰어났다. 이날 26점을 올린 케빈은 국내 무대 데뷔 2경기 만에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4개·서브득점 4개·블로킹 4개)을 달성했다. 공격을 독점하지 않는 케빈 덕분에 토종 거포 문성민의 활용폭도 커졌다. 시속 120㎞가 넘는 강서브를 자랑하는 문성민은 1세트 초반 서브에이스 두 개를 성공하며 상대의 기를 꺾었다. 아울러 파이프 공격(시간차를 더한 중앙 후위공격)으로 LIG손보를 흔들었다. 공격성공률 65.0%(17득점)를 기록한 문성민은 케빈의 뒤를 확실히 받쳤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3일 아가메즈를 내보냈다. 아가메즈의 오른쪽 무릎 부상 악화에 따른 조치였다. 우승후보로 출발해 중하위권까지 밀린 현대캐피탈은 이탈리아 리그 피아첸차에서 뛰고 있던 케빈을 데려왔다. 케빈 입국 이틀째인 지난달 27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 그를 투입할 만큼 현대캐피탈은 다급했다.

 케빈 가세 후 현대캐피탈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아가메즈에 비해 해결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블로킹 등 다른 능력이 더 좋다. 문성민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공격 루트도 다양해졌다. 개막 전 김호철(59) 현대캐피탈 감독이 얘기했던 ‘토털 배구’에 가까워진 것이다. 김 감독은 “아직까지 케빈 영입효과를 말하기는 조금 이른 것 같다”면서도 “아가메즈 같은 파워는 없지만 케빈이 오면서 팀 플레이가 빨라지고 생동감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라이벌 삼성화재의 신치용(59) 감독도 “케빈은 항상 웃는 얼굴이다. 현대캐피탈의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 같다”며 경계했다.

 케빈은 “프랑스에서 일주일만 쉬고 곧바로 한국에 온 탓에 피곤하다. 하지만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팀들은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일정이 빡빡하다는 걸 알고 왔다. 그걸 배우고 싶다”면서 “현대캐피탈은 우승을 절실히 원한다. 우승하겠다고 당장 약속할 순 없지만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미=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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