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의 황금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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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태양의 땀과 달의 눈물』이라는 잉카의 황금문화를 보여주는 페루국보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있다(11월10일까지). 페루 금박물관이 수장하고있는 문화재중 잉카이전과 잉카시대의 국보3백5점이 출품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일상생활과 연관이 깊은 것들만으로 짜여져 있는것이 특징이다.
출품작은 금관·가슴장식·코걸이·발목 소맷동등 장신구와 금제칼주걱·귀이개·머리털집게등 각종 용구, 그리고 탈·박쥐·거미등 장식품으로 나눌수 있다.
금을 위주로 은을 가미했거나, 옥·수정·조개등을 사용한 이 금제품들은 의식이나 전쟁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사원을 치장하거나 무덤의 부장품, 족장에게 주는 선물등으로 사용됐지만 교환등 경제가치를 지니지 않았을뿐 아니라 부의 상징으로도 쓰이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페루의 금제보물은 대개 4단계로 나뉘는데 ▲진화기(기원전1250∼서기1년)=쿠피스니꾸· 비루·사라나·촌코야폐·파라카스·카메론스 ▲절정기(서기1∼800년)=모치카·파라카스네·크로폴리스·나즈카·티아우아나코 ▲혼합기(800∼1300년)=찬케이·우아리 ▲체국기(스페인정복시까지)=치무·산타·잉카로 구별된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전면에 놓인 금으로 만든 의식용칼과 장례용이 나란히 우리를 맞는다.
손가락을 위로 뻗친 이 황금의 팔은 치무시대의 것으로 길이가 54㎝에 무게가 1천6백82g이나 나가 출품작중에서도 큰 규모에 속하는 작품이다. 홀 안쪽에 자리한 금제장례용 마스크는 한눈에 잉카를 느끼게 할 정도로 대표적인 작품중의 하나.
둥근 두눈과 대칭된 사각형으로 코를 그리고 얼굴주위에 빗살처럼 장식을 한 이마스크는 나즈카문화의 것이다.
나즈카문화재는 뱀이 장식돼 있는 죽음의 가면과 입을 막기위한 마스크, 점과 지그잭선을 부조형식으로 장식해 만든 팔장식등이 유명한 것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마치 눈물이 흘러내리는둣한 느낌을 주는 진주가 달린 금제장의용 가면(치무문화), 터키석을 박아 새의 형상을 본떠 만든 금제귀걸이(모치카문화), 금으로 만든 가슴걸이(찬케이문화) 등도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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